임종룡 <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fresh929@mofe.go.kr > 금융시장과 증권시장의 매매거래 등 일선업무 부문에서 보편화된 사이버화 현상과 더불어 결제 등 후선업무 부문에서도 아날로그적 실물 유가증권을 대체하는 디지털적 전자증권(Electronic Securities)의 도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전자증권은 증권을 실물로 발행하지 않고 전자장부 기재만으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증권의 양도·담보설정 등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주인수권행사,신주수령,배당금 및 원리금 수령 등의 권리행사도 가능하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1980년대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으며 자본시장의 초기단계인 동유럽 국가들은 증권시장 개설시부터 이 제도를 도입하여 효율적인 시장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1970년대부터 연방국채에 전자증권 개념을 도입한 미국도 적용 대상을 주식으로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자증권은 이제 도입단계를 지나 어떻게 하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자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 혁신시대에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자 패러다임으로서 국제적 기준이 되어 가고 있다. 전자증권제도를 도입하면 첫째 자본을 조달하는 기업은 실물증권을 전자증권으로 대체함으로써 증권 발행과 관리에 드는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증권용지의 제조와 인쇄 등 번잡한 업무가 없어지면서 전산 네트워크를 통한 업무 처리가 가능하여 전자무역 전자어음 등의 이용과 더불어 업무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다. 둘째 기업의 신주발행시 30일 이상 소요되는 주주확정과 증자 일정을 1일로 단축할 수 있어 신속한 자금조달과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투자자 내역을 상시 파악할 수 있어 기업의 경영정책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증권 투자자는 실물증권을 보관 관리하는 데 따른 분실 도난과 증권의 위·변조 위험도 제거할 수 있으며 실물증권을 직접 주고받는 번잡성도 없어질 것이다. 또한 실물증권 제조기간이 필요 없어져 유·무상,주식배당 등 신주의 상장기간이 크게 단축되어 투자자금 회수가 빨라질 수 있다. 넷째 증권회사들은 투자자로부터 실물증권을 예탁받아 증권의 위·변조 여부를 판별해야 하는 부담과 시간적 낭비를 없애고 실물증권의 보관 관리에 소요되는 시설과 인건비 사무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렇게 효율화된 업무를 통하여 시장 참가자들은 투자자에 대한 각종 수수료를 인하하고 신상품개발 등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다. 다섯째 전자증권은 실물증권의 이동에 따른 결제기간 대폭 단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제 위험 축소와 증권시장의 유동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산업전반,특히 금융시장의 각 부문에서 전자화가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전자증권은 이제 선택이 아닌 경쟁과 생존의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자국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위하여 전자증권제도를 이미 도입해 시행하고 있거나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증권산업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전자증권의 도입방안이 본격적으로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산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IT투자와 전자증권제도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법령 정비 등이 추진되어야 하며 전자증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 전체의 공감대 형성도 제도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필수적 요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