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총을 든 복면강도가 은행에 침입, 현금 1억원을 털어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엽총이 지난 8일 발생한 대구시 남구 총포사 주인 강도살인 사건 당시 없어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두사건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동일범의 짓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11일 오후 3시 14분께 대구시 달서구 월암동 기업은행 성서공단지점 옆문을 통해 20대로 보이는 복면 강도 1명이 엽총을 들고 침입했다. 범인은 은행에 들어선 직후 천장을 향해 총알 1발을 발사하며 은행직원과 손님을 위협한 뒤 창구직원에게 검정색 스포츠 가방 2개를 던지며 "돈 넣어"고 소리쳤다. 범인은 3분여 동안 은행직원들이 가방에 돈을 넣는 사이 다시 총알 2발을 쏘며 위협 했다. 이어 범인은 1억여원의 돈이 든 가방을 들고 밖에서 기다리던 공범과 함께 흰색매그너스 승용차를 타고 성서공단 쪽으로 달아났다. 당시 은행 안에는 직원 20여명과 손님 20여명이 있었으나 범인이 총을 쏘며 위협하는 바람에 공포에 질려 저지할 엄두를 내지 못했고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지모(36)씨 등 은행직원들은 "복면을 한 범인이 은행에 들어서자마자 총알 1발을 발사했으며 직원과 고객은 엎드리거나 밖으로 도피했다"면서 "범인은 '돈을 빨리담아라', '돈을 많이 담아라'고 요구하면서 총알 2발을 잇따라 발사했다"고 말했다. 은행직원들은 범인이 은행으로 들어오자 마자 직원 중 1명이 경찰과 경비업체로연결된 비상벨을 눌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과 은행 경비업체 직원들은 범인들이 달아난 뒤 현장에 출동했다. 한편 이들이 타고 달아난 승용차는 이날 오후 6시15분께 강도사건 현장에서 승용차로 20-30여분 거리인 달성군 화원읍 천내리 동산맨션 105동과 106동 사이에서 불탄 채 발견됐다. 완전히 타버린 차에서 불에 그을린 엽총 2정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 엽총이 지난 8일 오후 대구시 남구 봉덕동 K총포사에서 주인 정모(66)씨를 살해한 뒤 범인들이 훔쳐간 총과 일련번호가 같은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인들이 사전에 은행을 털기 위해 총포사에서 총을 강탈한 것으로 보고 은행 폐쇄회로 TV에 찍힌 범인의 인상착의를 정밀분석하는 한편 동종수법 전과자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월성2동 파출소에 수사본부(본부장 김용판 달서서장)를 설치하고 구마.88고속도로 등 외곽으로 통하는 주요 지점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moonsk@yna.co.kr leeki@yna.co.kr (대구=연합뉴스) 문성규.이강일.김용민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