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가계대출 늘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신용금고의 사금융을 방불케 하는 고금리 대출에다 은행권의 급전대출시장 진출, 제2금융권의 가세 등으로 가계대출시장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신용금고의 고금리 대출 경쟁 한솔금고는 소액급전대출을 위해 지난 7일부터 200만원을 연리 52∼60%로 빌려주는 '에이스론'을 판매중이다. 이에 앞서 현대스위스금고는 지난 7월부터 연 60%로 300만원을 대출해주는 '체인지론'을, 푸른금고도 같은달부터 연리 60%인 `뚝딱대출'을 각각 내놓아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좋은신용금고는 19일 경기 분당 이전 기념으로 300억원 한도로 연 8.08%(단리 7.8%)짜리 1년제 정기예금을 시판한 결과, 하루만에 이 금고 자본금(44억원)의 13배가넘는 600억원가량의 수신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들 금고는 저금리속에서도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하는 고객층을 겨냥, 은행권보다는 훨씬 높지만 사채 보다는 낮은 금리를 강조하고 있으며 일부 금고는 금리 민감도를 감안해 정기예금 금리를 오히려 올려가며 은행권과 경쟁하고 있다. ◆제2금융권 대출전용카드 급부상 지난해 5월 삼성캐피탈의 '아하론 패스'가 첫 대출전용카드로 17개월 만에 대출액 2조7천억원의 성과를 올리자 올들어 현대캐피탈이 `드림론 패스'와 롯데캐피탈이`캐쉬론' 등 대출카드 상품을 각각 내놓았다. 보험사도 이에 가세해 교보생명이 지난 9월 대출카드 `플러스론'을 내놓았고 지난달엔 삼성생명과 동부화재도 대출카드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상호신용금고연합회도 이에 질세라 금고와 은행 자동화기기, 현금서비스기 등을 이용,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대출금의 인출과 상환이 가능한 신용금고 공동카드인 `히트론'을 이달말 발급키로 했으며 전국 15개 금고가 참여하게 된다. 캐피털사의 대출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결제기능이 없으나 인터넷이나 지점 신용평가를 통해 대출금과 이자율이 정해지며 신용카드사 현금서비스에 비해 금리가 낮고 대출한도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은행권의 급전대출 시장 진입 평화은행이 지난 9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100만∼1천만원을 연12.5∼13.5%의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따따따론'을 판매, 두달만에 740억2천300만원의 대출실적을 올리는 등 은행권의 급전대출 시장 진입도 두드러 지고 있다. 또 외환은행은 지난 8월말부터 신용도가 낮아 사금융을 이용해야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00만∼700만원을 연13.75∼17.75%의 금리로 대출해주고 있으며 대구은행도 같은달부터 100만∼1천만원을 연15.5∼17.5%로 대출해주는 `스피드 간편대출'을시행하고 있다. 이들 은행도 급전대출 금리가 일반대출 보다는 높지만 사금융권은 물론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임을 장점으로 내세워 개인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가계대출 급증으로 부실 우려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부터 1주일간 실시한 가계대출 실태점검 결과, 지난 9월말 현재 일반은행의 신용카드채권(카드론.현금서비스.신용판매) 연체비율은 8.6%로지난 6월말의 8.9%에 비해 소폭 낮아졌으나 지난해말 7.7%에 비해선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전업사의 경우 9월말 현재 연체비율이 4.2% 수준임을 감안하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채권 연체발생 정도가 배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 은행권 전체 대출금중 가계대출 비중은 지난해말 34.9%에서 지난 9월말에는40.5%까지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자제하고 회원 신용도와 사용실적을 감안해 부실우려 회원에는 사용한도를 축소하는 등 신용카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금융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연체대출 등 부실증가와 가계대출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축소는 은행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다양한 자산운용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