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에서 연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서설'은 언제쯤 내릴까. 지난 3일 지리산 천왕봉과 설악산 대청봉, 한라산 정상 등지에 이미 첫 눈이 내리고 15일에는 백령도와 천안지방에 3∼5분 정도 눈발이 날렸지만 서울 등 여타 지역에서는 눈 소식이 아직까지 없다. 지난해 겨울 사상 유례없는 폭설로 제설을 하느라 고생한 중앙재해대책본부와 서울시 등에는 눈이 '반갑지 않은 손님'이겠지만, 그래도 연인이나 시험을 마친 수험생 등에게 첫 눈은 여전히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백화점이나 인터넷 쇼핑몰, 결혼정보회사 등은 올해도 역시 첫 눈을 상술에 활용하려는 '첫 눈 이벤트'를 준비해두고 있어 이래저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상청은 18일 "이달 하순과 12월 상순에는 기온변화가 크고 추운날이 많겠으며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내륙지역에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상했다. 또 "오는 12월중순에는 일시적으로 북고남저(北高南低)의 기압배치를 보이면서 강원도 영동 산간지방에 다소 많은 눈이 오겠다"고 예보했다. 이 예보대로라면 이달 하순께에는 산간지방을 제외한 내륙지방에서 올해 첫 눈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 첫 눈이 내리는 시기는 중부와 호남 지방의 경우 11월 초순∼중순, 남해안지방과 제주도는 12월초순∼중순이다.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서설이 가장 빨리 온 기록은 지난 90년 10월9일 대관령에 내린 것이며, 서울의 가장 빠른 서설은 지난 81년의 10월23일. 서울에 첫 눈이 내린 날의 평균치는 11월22일이므로 올해 서울의 첫 눈은 예년에 비해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이 인정하는 공식 첫 눈은 전국에 있는 73개 기상관서에 설치된 적설판(50×50㎝)이 절반이상 눈으로 덮인 경우에 한정된다. 첫 눈은 작은 눈송이가 바람을 타고 날리는 경우가 많고 땅에 쌓이지 않기 때문에 첫 눈이 내리는 날은 대개 적설량이 관측되지 않는다. 김승배 기상청공보관은 "매년 이 맘때가 되면 첫 눈이 언제 오느냐는 문의가 많다"면서 "오는 23일까지는 비 소식이 없기 때문에 그 이후에나 기대를 해볼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