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등록)전부터 화제를 뿌려온 "공룡기업" 강원랜드가 첫날 시험을 가뿐히 통과했다. 동시호가직후부터 고가 사자주문이 쌓이며 예상대로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폭등했다. 강원랜드는 도박업종으로 분류되며 재심사를 거치는등 등록심사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사행산업자체의 성장세에다 강원랜드의 수익성이 부각되며 등록전부터 관련주의 테마형성을 이끌며 "바람몰이"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현재로선 강원랜드가 과거의 엔씨소프트 안철수연구소등 처럼 유사종목 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을 견인할 만큼 "파워"를 행사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강원랜드가 거래 첫날 단숨에 KTF에 이어 시가총액 2위업체로 부상한 점이나 장외시장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봤을때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어디까지 오를까=증권사가 추정하는 적정가는 15만원대에서 24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현재의 바로미터는 장외거래 가격이다. 강원랜드는 등록심사를 전후로 15만원대에서 거래되다 지난 22일에는 17만5천원대까지 폭등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기존 직등록 기업들의 사례에서 보듯 장외시장의 평균가격인 15만원대까지는 무난히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9년 1만8천원대에 공모한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나올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상당수 공모 주식이 장외시장에서 손바뀜이 일어난데다 증권사들의 잇따른 '러브콜'로 기대치가 높아져 당분간 매물화될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수세 유입도 강원랜드의 주가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과거 KTF 국민카드 엔씨소프트 안철수연구소 등 대형주들도 외국인의 지분 참여 여부에 따라 주가 희비가 엇갈렸었다. KTF 안철수연구소는 등록 후 외국인의 지분 변화가 없자 초강세를 보이다 급락세로 돌아섰다. 강원랜드의 경우 업종 자체의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실적호전과 고배당 등으로 외국계 증권사의 매수 추천이 잇따르고 있는 점이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JP모건증권은 이날 강원랜드의 고수익성을 높이 평가하며 매수를 추천하고 목표가를 21만4천원으로 제시했다. ◇'강원랜드 효과'=공룡기업의 입성으로 코스닥시장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수급적인 측면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잇따른 신규등록 등으로 한정된 자금이 강원랜드에 몰릴 경우 다른 종목에 대한 매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이 투자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성향이 강해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애널리스트들도 많다. 지난 99년 공모에 참여했던 강원랜드 주주들의 자금이 장내 차익실현 후 새로운 투자자금으로 전환되면 코스닥시장의 매수 여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동전의 양면이 같기는 하지만 강원랜드 주주들의 현금화 자금은 다른 종목에 대한 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등록 1개월 후에 코스닥지수에 편입되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KTF의 지수 영향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측면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