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對테러 전쟁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은 확고하며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 주둔 미군의 규모를 감축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중국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가를 앞두고 16일 백악관에서 연합뉴스와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발이 묶여 있다고 오판,경거망동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하고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남북 및 북미 대화 의지에 의구심을 피력했다. 부시 대통령은 상하이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두번째로 만나 한반도 문제를 협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하고 연쇄 테러에 탄저균 파동까지 겹친 매우 어려운 시기에 출국하는 것은 경제와 상호 관심사 뿐 아니라 테러 전쟁을 계속 협의하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러 전쟁이 장기화되면 주한 미군에도 여파를 미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미군은 한반도 뿐 아니라 극동지역 전반에 "보장과 안정을 제공하는 매우 독특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통일 이후에도 미군을 한반도에 "계속 유지할 작정이며 감축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對테러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미국은 한반도 분쟁이 발생하면 "한국 국민과 한미 상호 조약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집권 초기의 강경 노선으로 대북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일부의 지적과 관련,올 6월 대화를 제의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음을 상기시키고 김위원장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토로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지도자의 의지와 추진력, 인내, 끈기에 달려 있으나 대화가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춰 김 위원장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비전을 공유하지 않고 있음이 명백하다고 말하고 통일에 대한 김 대통령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햇볕정책 때문에 국내에서 곤경에 처해 있는 데 대해 "지도자는 모름지기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고 말하고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윈스턴 처칠 등 위대한 정치가들의 예를 일일이 들어 `지도자론'을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북한 주민에게 깊은 동정심을 보내고 테러 전쟁 때문에 예정했던 서울 방문을 취소하게 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워싱턴=연합뉴스)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