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이 지난 달 말까지 현대상선에 지급하기로 했던 110억여원의 '호텔해금강' 매매대금 잔금을 지급하지 못해 이 회사의 유동성 문제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아산은 고성항 정박 해상호텔인 호텔해금강 매매대금 잔금 지급과 관련, 최근 현대상선에 지급기한 연장을 요청하고 현재 이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현대아산은 지난 7월 중순 호텔해금강을 1천만달러(한화 약 130억원)에 매입하기로 현대상선과 계약하고 계약금으로 매매대금의 10%를 지급했으며 잔금은 8월말까지 지급하기로 했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100억원이 넘는 잔금을 지급하는데 문제가 있어 현대상선에잔금 지급기한 연장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해 유동성에 여유가 없음을 간접 시인했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측은 현대아산이 요청한 잔금 지급기한 연장을 받아들일 수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 달 하순 현대아산으로부터 잔금 지급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접수했으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계약금 몰수와 함께호텔해금강의 문을 닫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주중심 경영을 펼친다는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회사에 실(失)이 되는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현대아산과의 절충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현대상선의 의지대로 호텔해금강 영업을 중단할 경우 금강산 관광객의 현지 숙박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한편 현대아산은 지금까지 관광공사로부터 모두 450억원을 지원받아 2∼6월분밀린 관광대가 지급에 약 300억원을 사용한 데 이어 호텔해금강 계약금, 7∼8월분관광대가, 회사 운영비와 호텔해금강 및 고성항 접안예인선 사용료 등으로 수십억원을 써 현재 유동성에 여유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 관광공사로부터 추가로 자금지원을받기도 힘들어 현대아산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