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세계 무기 판매 총액이 전년 대비 8% 늘어난 36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미국산 무기 판매가 강세를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미 의회 도서관의 연례 조사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00년 미국 무기업자들의 판매 계약고는 186억 달러로 세계 전체 판매고의 절반을 약간 상회했으며, 이중 68%는 개도국들에 판매한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 무기판매 대국은 러시아로 7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그 다음으로 프랑스가 41억 달러, 독일 11억 달러, 영국 6억 달러, 중국 4억 달러, 이탈리아 1억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의회 도서관의 국방전략 전문가 리처드 그리멧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1993-2000 대(對) 개도국 재래식 무기 이전' 총괄 연구의 일부분으로, 일반에 공개되는 무기거래 관련 보고서 중 가장 권위 있는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멧은 보고서에서 "냉전 이후 세계정세의 변화에도 개도국들은 여전히 재래식 무기판매의 초점이자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남아 있다"면서 "특히 미국은 이들 개도국에 대한 '선택적 공급자'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에 나타난 통계로는 지난해 무기 판매고는 최근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99년 판매총액은 2000년 환율 환산치로 340억 달러였다. 특히 지난 한해 성사된 개도국 상대 무기판매 계약고는 254억 달러로 지난 94년 이후 최고치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이라크 제재가 해제되면 러시아가 이라크와 새로운 무기판매 계약을 추진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이라크와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비교적 첨단 무기를 구입하는 위협적인 고객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가 97-2000년 이란과 8억 달러 규모의 무기 수급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적시했다. 보고서는 이어 세계 무기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을 경고하면서 중국의 무기판매실적이 지난 99년 27억 달러에서 지난 해 4억 달러로 줄어들긴 했지만 정치.군사적긴장이 상존하는 국가들은 중국산 무기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기 수입국 중에서는 아랍 에미리트가 미국에서 80대의 F-16 전투기(64억 달러)를 사들이는 등 모두 74억 달러어치를 수입, 가장 많은 액수의 무기를 산 국가가 됐으며 인도는 48억 달러로 2위, 한국은 23억 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