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을 두고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가 많다. 올해초 5%까지 급등했던 실업률이 지난 몇 달간 3%대에서 머무르는 등 수치상으로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예 직장 구하기를 포기한 사람들은 되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통계에서 말하는 "실업자"는 단순히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아니고 "취업할 의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각 나라의 경제.사회적 여건에 따라 실업자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국가는 ILO(국제노동기구)의 경제활동상태 분류 기준을 따르고 있다. 고용상황을 파악할 때는 전체 인구보다는 경제적 생산활동(노동)이 가능한 인구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ILO의 경제활동상태 분류에서는 생산가능인구(노동가능인구)를 크게 경제활동인구와 비경제활동인구로 나누고 경제활동인구를 다시 취업자와 실업자로 구분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용통계로 통계청에서 매달 발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만 15세이상 인구를 노동 가능한 인구로 본다. 이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중인 사람을 경제활동인구로 간주한다. 실업자는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매달 15일이 속한 1주일(조사기간)동안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해 봤지만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하지 못한 사람을 뜻한다. 흔히 말하는 실업률은 바로 실업자가 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한편 비경제활동인구는 조사대상기간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일정연령(만 15세) 이상의 사람으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가정주부, 학생, 일을 할 수 없는 연로자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비경제활동인구에는 "실망실업자(discouraged worker)"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실망실업자(혹은 구직단념자)란 일할 의사는 있지만 취업 기회가 없어서 구직활동을 단념한 이들을 가리킨다. 실망실업자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다른데 우리나라에선 "비경제활동인구중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지만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가운데 지난 1년내 구직경험이 있었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통계상 실망실업자는 실업자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실제 실업자처럼 활용되지 못한 노동자원으로 향후 실업자로 이동할 확률이 크다. 실망실업자까지 합칠 경우 실업률은 실제 실업률 통계 발표치보다 높아진다. 실망실업자와 비교해 볼 수 있는 개념으로 "부가노동자(additional worker)"가 있다. 평상시라면 취업할 의사가 없어 노동시장에 나오지 않았을 사람들이 경기활황으로 노동 수요가 갑자기 늘어 예상보다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곳이 생겨 일시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경기불황기에 가계소득이 줄어 자의반 타의반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이들도 포함된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