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실적이 1년 전에 비해 20%나 줄어든 것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이는 월별 수출입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6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일 뿐만 아니라 금액도 올들어 가장 적은 액수다.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수출이 줄고 있어 당분간 수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걱정이지만,수입 역시 큰 폭으로 감소하는 바람에 경제규모의 축소와 성장잠재력 잠식을 피할 수 없다는 대목도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산업자원부의 '7월중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통관기준으로 수출이 1백15억7천만달러,수입은 1백11억1천1백만달러로 4억5천9백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냈다고 한다. 수출이 이렇게 전례 없이 크게 감소한 까닭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 산업의 침체와 미국의 경기후퇴 탓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반도체경기 악화가 직격탄이다. 반도체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9%나 됐던 반도체 수출이 현재는 10.9%로 급락했고, 7월에는 자동차수출 11억4천만달러에도 크게 못미치는 9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수출전망이 더욱 비관적인 이유는 반도체 컴퓨터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 수출주력품의 단가하락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에 더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경제가 동시불황 조짐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수출감소세를 어느정도 완화시켜 주던 수출물량 증대마저 더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이점은 지난달 수출실적이 미국 24.0%,일본 26.1%,유럽 11.9%,동남아 19.7% 등 거의 모든 지역에서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렇다면 올해 수출은 자동차 선박 무선통신기기와 같은 품목이 얼마나 버팀목 역할을 해주느냐, 그리고 지역별로 그나마 사정이 나은 중국시장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정부는 4분기 이후 미국경제의 회복과 반도체경기 반등을 애써 낙관하고 있지만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여차하면 낮춰 잡은 올해 수출목표 1천7백30억달러 마저 달성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각오해야 할 형편이다. 그만큼 수출환경은 절박하다. 그럴수록 기업들은 연구개발과 노후설비 교체,비용절감,시장개척 등의 노력을 더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노사화합과 정부의 과감한 규제철폐, 그리고 적극적인 통상외교를 통해 기업들을 지원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