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주상복합아파트 46평형을 매입했던 조모(62)씨는 큰 낭패를 봤다. 떴다방의 권유로 2천만원이나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매입했다. 그러나 한달뒤 급전이 필요해 되팔려고 하자 프리미엄이 아예 사라져 버렸다. 거래도 뚝 끊겨 프리미엄 없이 되팔려고 해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조씨처럼 떴다방에 속아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 실수요자의 피해 실태 =가장 큰 문제는 실수요자들이 떴다방의 방해로 분양 물량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인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경우 어김없이 떴다방이 몰려들어 실수요자들이 청약할 여지가 그만큼 좁아지게 된다. 떴다방에 현혹돼 뒤늦게 막차를 탔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많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가격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높게 책정되는 사례가 많다. 여기에다 1천만∼2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주고 매입하게 되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주택건설업체 입장에서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떴다방들이 청약률만 높여놓고 실제 계약은 기피하거나 무리하게 확보한 물량을 처분하지 못해 시행사에 환불을 요청할 경우 건설업체들은 이렇게 쌓인 미분양물량을 소화하느라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떴다방의 타깃이 되다보면 실수요자들이 외면하게 되고 기업 이미지가 떨어질 수도 있다. ◇ 프리미엄 형성 과정 =떴다방의 작전은 통상 물량확보→프리미엄조작→치고빠지기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물량확보 방법은 상품에 따라 다르다. 선착순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엔 밤샘 줄서기 전략을 구사한다. 아르바이트를 동원한 줄서기 기간은 통상 3박4일이다. 지난 3월 분양된 분당 파크뷰엔 밤샘 줄서기를 한 사람이 무려 1천명에 달했다. 일반청약 아파트는 불법 매입한 1순위 청약통장을 동원한다. 떴다방 가운데는 청약통장만 1백개씩 들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그 다음에는 업자들끼리 물량을 주고 받으면서 프리미엄을 올린다. 일반투자자들이 달려들기를 기다려 매각하는 것이 마지막 3단계다. 미처 팔지 못한 물량은 현지 부동산에 매각을 맡긴다.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분양한지 1개월 이내에 주인이 바뀌는 전매율은 보통 80∼90%에 이른다. 모건설회사가 지난달 강남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경우에는 1백20가구중 90가구가 분양후 2주동안 전매됐다. 통상 인기지역에서 분양이 이뤄지면 달려드는 떴다방은 30∼50개나 된다. 심한 경우 1백개 이상의 떴다방이 가세하기도 한다. ◇ 떴다방의 기업화 =떴다방의 기업화가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다. 큰 곳은 30∼40명 정도의 업자를 고용하고 있다. 심지어 떴다방끼리 협회를 운영하면서 정보를 주고 받거나 작전을 모의하기도 한다. 이들중 일부는 수십억원의 자금동원력을 가진 전주를 따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떴다방 가운덴 고학력자들도 많다.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정보수집능력과 수익성파악능력을 자랑하는 이들도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