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프라우로 유명한 스위스의 인터라켄. 수십대의 캠핑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내 한가운데를 달린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캠핑카 투어에 나선 차량들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 스위스 루체른을 경유한 이 차량들은 인터라켄 인근의 캠핑카 전용캠프장에 집결해 여장을 푼다. 사람들은 곧바로 융프라우 등정에 나선다. 20여분간 덜컹거리는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자 눈이 시리도록 푸른 코발트색 하늘이 코앞으로 다가온다. 무공해의 깨끗한 공기를 연신 들여 마시는 여행객들의 눈앞에 만년설로 뒤덮인 융프라우가 새하얀 구름위로 웅장하게 드러난다. 순간 여행객들의 입에서는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머나먼 여행으로 쌓였던 피로도 한순간에 사라진다. 절경에 취해 있던 여행객들은 여기저기 짝을 지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카메라에 비친 융프라우봉은 말 그대로 한장의 그림엽서다. 캠핑카 투어가 유행이다. "움직이는 호텔"로 불리는 캠핑카 투어란 숙박과 휴식, 샤워 화장실 시설은 물론 조리시설까지 완비한 캠핑카로 목적지를 찾아다니며 여행하는 것. 특히 유럽지역에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차나 버스여행보다 저렴하며 특정관광지만 찾아다니는 패키지여행과 달리 자유롭게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캠핑카 투어에 참가한 한 여행객은 "국내에서는 아직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 참가하게 됐다"며 "차안에서 식사와 잠자리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이나 농촌도 방문할 수 있어 다른 여행보다 더 재미있다"고 덧붙인다. 이번 캠핑카 투어는 코리아닷컴과 투어닷코리아가 공동으로 내놓았다. 지난달 26일 출발, 이달 24일까지 28박29일간 유럽을 돈다. 1차와 2차에 걸쳐 각각 2백여명이 참가신청했다. 1차 여행단은 파리에서 출발, 루체른~인터라켄~밀라노~피사~로마~피렌체~베니스~인스부르크~뮌헨~프랑크푸르트~프라하 등을 돌아본다. 코리아닷컴은 이번 캠핑카 투어에 일반 여행객과는 별도로 2002한.일월드컵개최를 유럽현지에서 홍보할 민간 홍보사절단 11명을 파견, 눈길을 끌었다. 총 3백50명이 응모해 3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 홍보사절단은 대학생에서부터 가정주부 뮤지컬배우 등 다양하다. 월드컵홍보를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낸 네티즌 중에서 선발했다. 5개팀으로 구성된 홍보단중 "민박유치팀"은 유럽 배낭여행에서 경험한 민박체험을 바탕으로 국내 민박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캠핑카 여행중 만나는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월드컵 기간동안의 국내 민박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 "네트워크 구축팀"의 경우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들의 관공서와 대학 등을 방문해 2002월드컵 개최소식을 직접 전달했다. "경기장 탐방팀"은 월드컵 경기가 열렸던 유럽내 축구 전용구장을 방문해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이들은 귀국하는 대로 이를 자료로 만들어 축구협회 등 국내 관계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