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전직 여교사가 가정형편 때문에 윤락녀로 전락,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 광주 서부경찰서 강력반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이모(37.여.부산 동래구)씨는 유흥업소를 전전한 30대 후반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순박한 모습이었다. 지난 86년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은 이씨는 89년부터 1년간 부산Y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으나 작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났다. 초.중.고교 시절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이씨는 아버지가 사망한 후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고 1년간 요양치료를 받기도 했다. 직장을 그만둔 뒤 어머니 박모(59)씨 곁을 떠난 이씨는 91년부터 8년여를 어머니가 보내준 돈으로 생활했으며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건강때문에 취업은 쉽지 않았고 동생 3명을 뒷바라지하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어머니의 도움도 끊기고 말았다. 결국 이씨는 생활정보지를 보고 부산의 한 단란주점에 취업했다. 이때부터 이씨는 나락에 빠져들어 제주, 춘천, 서울, 광주 등 전국을 전전하게 됐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술시중만 들었다"는 이씨는 차츰 윤락을 강요당했고 살기 위해서는 시키는 대로 해야만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딸과의 연락이 두절되자 어머니는 딸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최근 딸이 살던 자취방에서 현금 차용증이 발견되고 남녀 수명이 이틀간이나 딸의 자취방을 지키고 서 있었다는 집주인의 말에 따라 딸의 신상에 변고가 있음을 직감하고 실종신고를 하게 됐다. 이씨가 발견된 곳은 지난 4월부터 일해온 전남 나주 중앙동 모 유흥주점. 감금 상태에서 5만원의 화대로 윤락을 강요당하고 하루 쉬었다고 50만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경찰은 이 업소 주인 박모(24)씨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과 갈취, 폭력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연합뉴스) 남현호기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