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2:05
수정2006.04.01 22:07
여천NCC 파업사태 해결 이후 이 회사의 공동출자사인 한화와 대림이 파업수습 및 정상화 방안을 놓고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화와 대림은 지난 99년 말 자율빅딜 1호 회사로 여천NCC를 탄생시켰었다.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자청, "공권력 투입을 유보시키고 노조를 간신히 설득해 노사분규를 노사자율로 해결했으나 공권력 투입을 주장했던 한화측에서 음해성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며 한화측을 비난했다.
이에 따라 파업 35일 만에 노조측의 파업유보로 공장 정상화에 나선 여천NCC는 한화와 대림의 사·사(使.使) 갈등으로 회사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림측 주장=대림 이 회장은 이날 플라자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노동 무임금과 민·형사상 책임추궁 안하기와 관련해 노조측과 이면합의가 있는 것처럼 한화측에서 소문을 흘리고 있다"며 "지금은 공장 정상화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측과 이면합의는 절대 없었다"며 "만약 위법한 일이 있었다면 내가 감옥에 가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천NCC 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주장한 한화 출신 이상철 공장장(공동대표 겸 부사장)과의 전화통화 내용 등을 적은 메모를 공개했다.
이 메모장에 따르면 이 공장장은 경찰병력이 철수한 지난 18일 이 회장에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병력을 철수시키면 어떻게 하느냐"며 "왜 공동대표인 나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당신은 여천NCC의 이사 등 아무 자격도 없으면서 (공장을) 휘젓고 다니냐"며 노사분규 현장을 직접 지휘한 이 회장을 비난했다.
◇사건의 발단=지난 5월16일부터 한화·대림간 임금격차 해소 및 상여금 2백90% 추가지급 등을 놓고 노조 파업이 시작된 여천NCC에선 강경파인 이 공동대표(한화 출신)와 온건파인 김당배 공동대표(대림 출신)간에 공권력 투입 등 사태해결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이 와중에 대림 이 회장이 공권력 투입 직전인 지난 17일 여천NCC 공장을 찾아 경찰에 공권력 투입 중지를 요청하고 협상을 대림측이 주도하면서부터 한화측의 반발이 시작됐다.
◇한화측 입장=한화는 이 회장이 기자회견까지 열고 자사를 공개비난하자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2,3공장에 이어 1공장만 공권력이 투입되면 사태가 원칙적으로 해결됐을텐데 경찰이 갑자기 철수해 일이 꼬였다"며 "노조측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 등을 들어주는 대림측에 우리도 할 말이 많지만 참겠다"며 정면 대응을 자제했다.
정구학.손희식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