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경기도 용인에서 열린 `대북 협력국제 NGO 대회'에 참석했던 데이비드 모톤(David Morton)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주재 대표는 20일 "북한의 식량 재고량은 이달말로 거의 바닥이 날 것이며 7,8,9월에는 아주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 주재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그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북아산림포럼(공동대표 김후란)과의 북한 양묘장복구 지원 사업 양해각서 체결 행사에 참석한 뒤 이처럼 밝혔다. 다음은 모튼 대표와의 일문일답. -- 북한에 지원된 식량은 정확히 배분되나. ▲북한에서 활동중인 세계식량계획 인원은 56명에 이른다. 이들은 신의주, 해주,청진, 함흥, 원산 등 5개 지부에서 식량 배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현재로선 북한주민들의 건강상태가 (이전보다) 더 양호해졌기 때문에 잘 배분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아동들의 영양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군대나 상류층은 지난해 추수한 곡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제 기구가 지원하는 밀이나 옥수수를 지원받을 필요가 없다. 우리를 포함해 국제 지원기구 인원들이 매년 300여 차례 현장을 방문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 국제 기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마음대로 다니며 관찰할 수 있나. ▲일단 평양에선 자유롭게 걸어다니거나 자전거 혹은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남포에선 북한 자동차 운전기사의 안내를 따라야 했다. --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은. ▲98년과 99년에 작황이 좋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때도 100만t 가량의 식량이부족했다. 북한이 `인민배급제도'를 통해 배분하는 식량 재고량은 이달말 모두 고갈될 것이다. 지금 아주 조금 남아있다. 7,8,9월에는 상당히 힘든 시기가 될 것이다. 올 봄 가뭄으로 옥수수에 큰 피해를 준 것도 걱정이다. -- 에너지 사정은 어떤가. ▲시골에선 나무를 연료로 이용하고 조금 사정이 낳은 사람들은 석탄을 때고 도시에선 전기로 난방을 한다. 하지만 전기는 하루에 4시간 정도밖에 공급되지 않는다. -- 나무를 심더라도 커면 다시 베어서 땔 것 아닌가. ▲북한 정부에서도 일부 사람들이 나무를 베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아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건 아니다. -- 북한 사람들이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2-3년 전엔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남한에서 지원해준 비료 등에 마크가 그대로 붙어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도 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