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미술사를 빛낸 화가들의 대표작중 개인소장품들이 한꺼번에 일반에 선보인다. 화제의 전시는 서울 인사동 학고재화랑에서 열리는 '조선시대 명화 개인 소장품특별공개전'(21-7월 8일). 학고재화랑이 주최하고 미술평론가 유홍준(영남대 교수)씨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는 회화 33점과 글씨 10점 등 모두 43점이 출품된다. 이번 출품작은 최근 간행된 유홍준씨의 단행본 「화인열전(畵人列傳)」에 대부분 수록돼 있다. 유씨는 이 책에서 조선 중기와 후기를 풍미한 화가 8명의 인생역정과 예술적 성취를 평전 형식으로 들려 주고 있다. 전시를 통해 작품이 소개되는 화가는 연담(蓮潭) 김명국(金明國ㆍ생몰년 미상)과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ㆍ1668-1715), 관아재(觀我齋) 조영석(趙榮석ㆍ1686-1761), 겸재(謙齋) 정선(鄭敾ㆍ1676-1759) 등 모두 8명이다. 여기에는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ㆍ1707-1767),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ㆍ1710-1760), 호생관(毫生館) 최북(崔北ㆍ1712-1786?),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ㆍ1745-1805?)도 포함돼 있다. 전시작중 겸재의 산수채색화 는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다. 는 중국 후한대의 명사인 진식(陳寔)이 구숙(苟淑)의 집을 방문했을 때 이들의 만남을 증언하듯 덕성(德星)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고사를 나타낸 작품. 이 그림은 성리학자들에게 일종의 성화(聖畵)로 받아들여졌는데, 70대의 겸재는 중년시절에나 가능했던 청록세필을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구사하고 있다. 단원이 60대에 그린 역시 국보급으로 꼽히는 명작이다. 1804년개성의 노인 64명이 송악산 아래 궁궐터인 만월대에서 계회를 벌인 장면을 담은 것으로 라고도 한다. 단원은 송악산의 진경산수화와 잔치를 그린 풍속ㆍ기념화로 화면을 절묘하게 구성했다. 관아재의 와 도 오랜만에 전시장에 나와 관람객의 발길을 붙들 것으로 기대된다. 는 눈 내린 겨울의 어느날에 한 선비가 칩거중인 벗을 찾아와 고담준론을 나누는 모습을 잡아냈고, 은 손가락으로 이를 털며 노려보는 스님의 표정이 익살맞게 묘사돼 있다. 석공이 돌을 깨는 공재의 와 달마대사의 호방함이 담긴 연담의 , 절제된 필법이 일품인 능호관의 , 누각산수의 모습이 반원의 부채에 새겨진 호생관의 등도 볼만하다. 이밖에 정조대왕과 사천 김병연, 표암 강세황 등 화인들의 스승과 벗, 후견인들의 필적을 감상할 수 있다. 우찬규 학고재 대표는 "좀처럼 세상 밖에 나오기 힘든 작품들이 한데 모이게 돼 주최자로서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작품의 안전이 중요한 만큼 특별경비와 보험에 가입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어른 3천원, 학생 2천원. ☎ 739-4937.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