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와의 대화]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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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큰 랠리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박경민(42)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6월에 큰 장이 설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돈이 흘러 넘치고 있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기관투자자들이 주식 편입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지난 85년 노무라증권에서 분석업무를 시작한 이래 대우투자자문과 SEI에셋코리아 등을 거친 가치투자의 신봉자다.
-6월 랠리가 가능한 이유는.
"주식시장으로 돈이 오게끔 하는 경제적 압력들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의 모든 선진국들이 거의 동시에 통화팽창 정책을 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돈이 흘러 넘치고 있기 때문에 주식을 안 사면 불안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조그만 호재가 나와도 확대·재생산하면서 주가를 사야 하는 이유를 갖다 붙일 것이다"
-펀더멘털 개선 없이도 랠리가 올 수 있나.
"그동안 주식 편입을 주저하던 기관투자가들이 주가 상승국면에서 사지 않고 배겨낼 재주가 없을 것이다.
떠밀려서라도 주식을 사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을 사야 하나.
"이번 랠리에서는 기관의 주식 편입을 눈여겨 봐야 한다.
덩치가 큰 우량주를 사는 것이 유리하다.
삼성전자 국민은행 현대자동차 SK 등이 대표적인 종목들이다.
대형주들은 유통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큰 시세를 낼 수 있다.
당분간 외국인은 팔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하락 위험은 크지 않을 것이다"
-소형주에도 투자할만한가.
"지금은 몸집이 작은 소형주를 건드릴 때가 아니다.
기관이 사는 장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특히 기관 장세로 인해 코스닥 시장보다는 거래소 시장이 유리하다"
-지난 1월과 4월에도 단기 랠리가 있었는데.
"그 때와 달리 오름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본다.
지난 1월과 4월만 해도 미국의 적극적인 통화팽창 정책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지금은 아주 적극적인 통화팽창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뤄져 있다.
그런스펀 의장의 주안점이 물가 안정보다는 증시를 살리는 데 있다는 사실을 모두 확신하고 있다"
-경제 지표는 여전히 혼조세인데.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을 많이 보는데 올바른 접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수익성이다.
경제성장률은 물량 위주의 통계에 불과하다.
수익성에 민감한 주식시장과는 맞지 않는다"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가.
"대부분 바닥을 쳤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사람들이 잘못된 신호를 읽고 있다.
국내 소비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금융권이 무리할 정도로 소비자 금융을 늘렸기 때문이다.
아직은 소비자들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지출을 늘리는 상황이 아니다.
금융권이 소비자 금융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돈이 실물부문에 들어가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하는데 안되고 있다"
-그렇다면 랠리 이후 하반기 증시가 침체된다는 얘기인가.
"하반기에도 반도체 경기가 쉽게 회복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한두 달 정도 장이 좋다가 옆으로 기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가 생각만큼 빨리 떨어지지 않고 미국 경기도 회복속도가 더딜 것이다"
-가치투자를 주창해 왔는데.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중시하는 잉여 현금 흐름 할인(free cash flow discount) 모델을 통해 가치투자를 한다.
과거 10년간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뒤 해당 산업 분석과 연계시켜 10년간의 잉여 현금 흐름을 추정한다.
그런 다음 적정 주가 범위를 산출하고 현재 주가와 비교한다.
적정주가에 비해 최소 30% 이상 저평가돼 있는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