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5대 저밀도지구 아파트는 대지 지분이 많아 재건축이 이뤄질 경우 상대적으로 넓은 평형의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어 투자 메리트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담.도곡 잠실 등 일부 단지의 경우 이미 재건축 프리미엄이 반영된 데다 거품이 일 조짐까지 보여 물건을 고를때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아파트가 매물호가만 오를뿐 실거래는 극히 부진한 이상급등 현상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가 재건축에 따른 대규모 이주로 전세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단지별 재건축 시기를 조정할 방침이어서 해당 아파트의 재건축 시기를 가늠하는 것도 중요한 투자포인트가 되고 있다.

◇ 지구별 추진현황 =사업승인 경쟁이 불붙은 청담.도곡지구와 잠실지구에선 구청이 작성할 ''체크리스트''가 재건축 우선 순위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이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항목을 정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조합들도 체크리스트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가 만들 체크리스트에는 재건축 승인권자(구청장)의 의견도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잠실지구에서는 5개 단지 가운데 주공 2단지와 시영아파트가 지난 10일 서울시 교통영향평가를 통과했고 다음주엔 1단지를 제외한 4개 단지의 건축심의가 예정돼 있다.

청담.도곡지구에서도 12개 단지중 도곡주공1차 등 4개 단지가 서울시 건축심의를 앞둔 상태다.

이와는 달리 암사.명일지구와 화곡지구에 대한 사업승인권을 쥐고 있는 강동구와 강서구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조합별로 추진속도 차이가 워낙 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승인이 들어오는 순서대로 재건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암사.명일지구에서는 동서울아파트가 건축심의를 준비중인 반면 강동시영 1,2단지는 아직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했다.

화곡지구에서도 1주구가 서울시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사업추진 단지 매매호가 급등 =최근 조합별로 사업승인 전단계인 교통영향평가와 건축심의가 잇따르면서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일부 단지의 아파트 시세가 한달새 1천만∼2천만원 가량 뛰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호가만 뛰고 있어 섣부른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잠실지구에서는 건축심의를 앞둔 4개 단지가 강세다.

2단지 13평형의 매매가는 1억8천만∼1억8천7백만원선으로 지난달보다 1천5백만원 뛰었다.

청담.도곡지구에선 건축심의를 제출한 영동차관(AID), 도곡주공1차,영동2,3차 아파트의 매매값이 뛰고 있다.

도곡주공1차 13평형은 지난달보다 2천만원 상승해 3억1천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호재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지만 호가만 높을 뿐 거래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화곡주구에서는 조건부 건축심의를 받은 화곡 1주구 아파트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우선 사업승인이 유력한 내발산주공 13평형의 시세는 2주구의 같은 평형보다 약 8백만원 정도 비싼 1억2천만원선이다.

반면 암사˙명일지구내 동서울아파트는 사업추진 속도가 빠르지만 단지규모가 작아 강동 시영1,2단지에 비해 시세가 낮은 편이다.

동서울 15평형이 1억2천3백만∼1억2천5백만원에 거래된다.

류시훈.김진수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