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중문화가 아시아 시장을 휩쓸고 있다는 소식은 정말 반갑기 그지없다.

중국의 젊은이들 사이에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이른바 ''한류(韓流) 열풍''이 대만 일본 홍콩 베트남 등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가수들의 앨범이 수십만장씩 팔려나가고,유명 가수의 현지 공연에는 1만여명이 몰려들고 있다고도 한다.

영화의 경우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에 힘입어 수출이 급신장하고 있으며,방송 프로그램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각국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서의 승부처는 문화산업이라고 규정하면서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등 문화콘텐츠 개발에 다투어 나서고 있다.

따라서 세계문화산업의 규모는 예상을 뒤엎고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예를 보면 지난해 할리우드영화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은 60억달러나 된다.

''쥬라기 공원'' 한편의 매출액이 한국자동차의 연간 매출액을 능가했다는 것도 남의 일로 치부해 버릴 일이 아니다.

또 90년대 후반 미국의 신규 일자리 가운데 20% 정도가 문화산업에서 창출됐다는 연구결과도 주목할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이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관련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국가 차원의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정보화사회의 콘텐츠 수요에 대비한 문화콘텐츠 전문회사를 설립하고,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지역별 디지털 테마파크 조성 △방송소프트웨어 뱅크 설립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전면 개편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게임 영상 음반분야를 집중 육성,오는 2003년께 국산영화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올리고 게임산업은 세계 3대국가 수준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은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 우리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는 하지만 문화의 질이 그리 높다고는 볼 수 없다.

미국 등 서구 여러나라에 비해 우리 고유의 독창성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모방과 복제가 국제적인 문제로 종종 거론되는 것도 시정해야 할 과제임은 물론이다.

최근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일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붐은 일단 우리 문화산업의 수출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를 계기로 정부와 업계가 독창적인 문화콘텐츠 개발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해외 마케팅방법 등을 연구한다면 한국 문화산업은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