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지난 98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사실상 중단키로 결정했다는 보도다.

누적된 적자로 인해 관광사업 주체인 현대아산은 자본금(4천5백억원)이 거의 잠식된 상황에 이르러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게 그 이유다.

특히 관광객 수송을 담당하는 현대상선에 대해 채권금융단이 금강산사업의 중단을 요구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로 알려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어떤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강산관광사업은 단순한 돈벌이 사업이 아니다.

햇볕정책의 첫 결실이자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여는 상징적 국가사업으로 추진돼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금강산관광사업이 추진됨으로써 남북의 인적교류가 크게 늘었고, 이산가족상봉 등에 직.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한 금강산관광사업이 2년5개월만에 중단된다면 남북교류협력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과 다를바 없다.

더구나 남북간의 교류협력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미묘한 시기에 금강산사업이 중단된다면 남북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여건하에서는 금강산사업이 적자를 면할 수 없고, 따라서 무작정 지속시키기도 어려운게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관광객 참여규모가 손익분기점에 턱없이 모자라 손실이 불가피한데다 관광객 숫자와 상관없이 매달 1천2백만달러의 관광대가를 지불하고서는 채산을 맞출 길이 없다.

지금까지 버틴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관광대가를 월 6백만달러로 내려달라는 현대측의 요구를 북한이 수용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부담이 벅차기는 마찬가지다.

현대는 물론 정부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현대아산은 유람선과 해상호텔내 카지노 및 면세점 허가, 육로관광의 조기실현, 남북협력기금의 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을 세워줄 것을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가 금강산사업 활성화에 필요한 기반조성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 금강산사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북한측의 협조와 양보가 절대적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관광대가를 인하하고 사업전망이 밝은 금강산 및 개성의 육로관광사업을 조기에 실시할수 있도록 협조해 줘야 한다.

현대의 힘만으로 해결하기엔 역부족으로 판명된 만큼 이제는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