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청산할 수도 있다는 전제 아래 엄격히 감사했다. 그러나 해외 공사의 경우 표본조사가 불가피했기 때문에 추가 부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현대건설을 감사해온 삼일회계법인의 박광수 전무(회계사)는 2일 "일반 감사와는 달리 이번엔 미래에 예상되는 손실까지 반영해 매우 보수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래 손실까지 반영했다는 뜻은.

"현재 진행중인 공사에 대해 예정원가를 산출하는데 철저를 기했다.

예정원가가 늘어 손실이 나면 문책하겠다는 비공식 압력까지 넣었다.

그만큼 미래에 손실이 나지 않도록 공사 예정원가를 계산했다는 얘기다"

-이라크 공사 미수금을 50%만 반영했다는데.

"앞으로 5년 후에 전액 받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 금액을 현재 가치로 할인했더니 48% 정도로 나왔다.

그래서 50%를 손실로 잡았다.

전제보다 회수가 늦어지면 손실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 3년간 현대건설 결산보고서엔 ''적정'' 판정을 내렸는데.

"현대는 지난 98년부터 수주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게 작년 결산에 반영된 것이다"

-이번 감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나.

"외부 감사는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다.

회사가 조직적으로 분식결산을 하면 찾아내기 어렵다.

해외 공사는 더욱 그렇다"

-작년 상반기 결산보고서가 나왔을 때 경고할 수 있지 않았나.

"반기 보고서에 대해선 감사가 아니라 검토 의견을 낼 뿐이다.

그런 제도적 한계 때문에 대규모 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하지 못했다"

-감사법인의 법적 책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

"법적으로 판단될 것이다.

다만 감사 절차나 기준은 다른 회계법인에 비해 가장 낫다고 자부한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