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수명단축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의 인력 컨설팅업체인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올 2월 사임한 미국 대기업의 CEO는 무려 1백19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나 급증한 것이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이와 관련,''잘못된 CEO''를 선택하는 것이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 내용을 요약한다.

◇개인적인 총애가 후계구도를 망친다=코카콜라가 대표적인 예다.

전설적인 경영자인 로버트 고이주에타 전 CEO가 암 선고를 받자 이사회에서는 더그 아이베스터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죽을 날을 앞두고 있는 고이주에타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었다.

아이베스터는 고이주에타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서열 2위인 최고금융담당자(CFO).하지만 고이주에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서적 미성년자''였다.

결국 그는 1년반 만에 쫓겨났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리더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두개 있다.

첫째 리더십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둘째 훌륭한 관리자(manager)는 CEO로 성공하기 힘들다.

이런 고정관념은 오늘날의 현실과 맞지 않다.

그저 보고라인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옛날 관리자들과는 달리 요즘 관리자들은 담당 사업의 수익과 적자를 모두 책임진다.

초년병 시절부터 리더 수업을 철저히 받아 훌륭한 CEO의 자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겸손하면서 공격적인 리더를 찾아라=베스트셀러 경영서적 작가인 짐 콜린스는 올 가을 출간할 새 책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성공한 11개 기업들을 분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인간적인 겸양과 프로의 적극성''을 겸비한 리더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킴벌리 클라크를 20년간 이끌었던 다윈 스미스,시스코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존 모그리지,1970년대 후반 골드만 삭스를 도약시킨 존 화이트헤드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또 이들은 대부분 조직 내부에서 승진한 CEO들이었다.

◇내부에서 키워라=세계 최대의 헤드헌팅업체인 콘 페리는 최근 ''21세기형 리더육성''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기업들은 조직 내부에서 리더를 키우기보다 밖에서 카리스마의 리더를 스카우트하는 데만 정신을 팔고 있다.리더의 내부 육성은 외부 인재를 스카우트하기보다 힘든 작업이지만 성공률은 더 높다"

실제로 성공적인 CEO들을 보면 외부 스카우트보다는 내부 승진 케이스가 더 많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회사를 떠나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