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총에서 연기금과 국내 기관투자가가 전혀 상반된 입장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대한지방행정공제회등 연기금은 ''주주제안에 의한 사외이사 선임''이란 참여연대측 입장을 지지했다.

반면 기관들은 대부분 삼성전자 편을 들어주었다.

특히 미래에셋 한빛은행 한국투자신탁증권등 일부 기관은 기존 공시를 번복해가며 참여연대측 제안을 거절했다.

연기금이 참여연대를 지지한 것은 기업감시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연기금은 연기금 가입자들이 맡긴 돈을 성실하게 운용할 의무를 지고 있다"며 "주식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는 만큼 외국 연기금처럼 기업경영이 투명하게 진행되는지 적극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지난해 10월말이후 현재까지 2조원 가까운 돈을 증권시장에 투입했으며 향후 운용규모를 2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부가 연기금에 주주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라고 요구한 것도 연기금의 참여연대 지지 배경으로 작용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참여연대 제안을 거절하고 삼성전자를 지지한 것은 삼성이라는 거대기업과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삼성과 직간접 거래관계를 맺고 있어 삼성전자측의 지지요구를 외면하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지금까지 미래에셋의 펀드를 삼성증권이 판매한 거래관계를 감안해 삼성전자 지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일 삼성전자 및 참여연대를 동시에 지지한다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가 9일 아침 참여연대 반대로 공시를 정정했다.

서정호 대한투신운용 주식1팀장은 "참여연대측이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추천한 전성철 변호사가 기업경영의 경험이 없고 반도체 전문가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참여연대 제안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관투자자중 서울투신운용등은 참여연대를 지지해 눈길을 끌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