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말 준공되는 울산 월드컵경기장이 부지조성 과정에서 성토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지반침하가 우려되는 등 부실시공 의혹을 사고 있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주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부지조성공사 단계에서부터 주경기장 건립때까지 전 공정에 걸쳐 무리한 시공을 벌인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 경기장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건설은 1997년 9월 남구 옥동 경기장 건립예정지 11만6천여평에 대한 부지조성공사를 하면서 수천여톤의 폐목이 발생,처리에 시간이 걸리자 일부 구간에서 시방서 기준을 지키지 않고 무차별 매립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뻘층 등 연약지반으로 구성된 경기장내 옥동저수지 주변에서는 지층다짐,강도실험 등의 규정된 공정을 거치지 않고 매립공사에 들어가 앞으로 지반침하 등이 우려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곳에는 앞으로 실내수영장과 실내체육관,전망광장 등이 들어서게 돼 있어 안전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시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부지조성공사를 정상 공사비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50억원대에 하청해 준 게 부실을 가중시킨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 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도 "월드컵경기장 본체의 경우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실물 모형검사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콘크리트 양생기준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감사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의 PC공법으로 건설되는 월드컵구장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 제작 3개월 전에 실물 모형시험을 거치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완공후 구조물이 지붕무게(3천1백93t)를 견딜지 알 수 없어 안전성이 의심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현대건설은 또 무려 1백58회에 걸쳐 콘크리트 구조물에 대한 양생시간이나 온도 등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적발됐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