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거듭될수록 위축돼가는 미술계.

그 활로는 없을까.

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개막되는 "제1회 한국현대미술제"는 한국 현대미술의 모든 장르를 한데 모아 보여줌으로써 한국미술이 회생하는 계기로 삼고 해외진출 가능성을 점검하는 자리다.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작가들은 물론 중견작가 신예작가 등 50여명에 이르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예술의 전당 미술관 1층에는 원로작가 작품을,2층에는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각각 출품한다.

또 3층에서는 특별전으로 백남준과 미국의 에릭 오어작품 30여점을 준비했다.

한국현대미술제는 박영덕화랑과 월간미술잡지 미술시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미술시대 류석우 주간은 "한국의 대표작가들이 제작한 신작 위주로 작가당 15점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미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매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대작가=서양화 한국화 영상물 등 모든 장르를 망라한 한국 대표작가 40인의 작품 7백50여점이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고영훈 김병종 김창열 김창영 박서보 박승규 박실 박유아 서세옥 서승원 송수련 심영철 안미영 안성금 오수환 윤명로 윤형근 윤형선 이규선 이석주 이숙자 이왈종 이은호 이인실 이정연 이종상 이진경 장순업 전준엽 정창섭 정현숙 지석철 차대영 하동철 함섭 황영성 황주리 황창배 황호섭 등이다.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한 경력을 갖고 있고 작품성이 검증된 작가들을 선정했다.

내년 2회 때부터는 젊은 신예작가들을 많이 참여시킬 계획이다.

한국적 미니멀리즘의 대표주자인 윤형근과 박서보는 70년대 이후 지속해온 ''Ultra Marine''과 ''묘법(描法)시리즈''를 내놓는다.

지난해와 올해에 제작된 신작들이다.

천자문과 물방울로 대변되는 김창열의 회화는 물이 갖는 동양적 순환원리와 우주삼라만상이 결합돼 투명한 ''무''의 세계를 보여준다.

지난해에 그린 1천호 크기의 대작도 출품된다.

◇특별전=비디오아트 창시자인 백남준의 ''로봇시리즈'' ''음악시리즈'' 작품 15∼20점이 출품된다.

국내에 전시되지 않았던 60년대 초기작들과 ''음악시리즈''인 TV피아노,TV첼로 등을 선보인다.

특히 지난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렸던 회고전에 나온 작품들도 볼 수 있는 기회다.

로봇시리즈는 과거에 비해 큰 로봇 작품이다.

1998년에 작고한 에릭 오어는 개념미술과 물조각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적인 현대작가다.

돌조각에 물이 흐르는 작품 10점을 공개한다.

◇내일의 작가=참신성이 돋보이는 30대 젊은 작가들의 초대전으로 김나현 김성민 김영화 권희연 박계훈 박은선 박선영 한지선 조디악그룹(정연희 이리아 김보은 고성이 조세화)이 참여한다.

각 대학에서 추천받아 선정한 작가들이다.

박은선은 공간과 공간을 통한 ''존재''의 가능성을 다룬 작품을 내놨다.

김성민은 작품 시리즈 ''Eco-Chic''을 통해 제작과정과 재료선택에서 공해를 줄이는 환경친화적 방법을 제시한다.

3월7일까지.

(02)544-8481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