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이 같은 사업을 따로따로 추진한다면 어떻게 될까.

조직의 효율성과 비용을 고려하면 하나로 합치거나,둘 중 하나를 없애는 게 이치다.

그러나 국내 최대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삼성SDS에는 이 이치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삼성SDS는 18일 ''엑솔루트''라는 B2B 솔루션을 개발,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문제는 삼성그룹의 구조조정본부가 삼성SDS를 지배주주로 하는 B2B솔루션 회사인 위드솔루션즈(가칭)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

이 회사가 만들어지면 삼성SDS는 본사와 자회사에서 각각 B2B솔루션 사업을 하는 셈이 된다.

이와관련, 삼성SDS 관계자는 "두 회사의 사업영역이 겹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로 협조할 부분이 있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른 관계자는 "위드솔루션즈는 MRO(기업소모성자재) B2B분야에 집중하고 삼성SDS는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의 B2B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업영역이 반드시 겹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드솔루션즈가 MRO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MRO시장은 이미 대기업들이 연합해 사이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시장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B2B솔루션 사업에 관한 한 삼성SDS와 위드솔루션즈는 경쟁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구조조정본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SDS의 경우 1년 전부터 B2B솔루션 사업을 준비해 왔는데 뒤늦게 구조조정본부가 별도 회사를 만들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현재 위드솔루션즈는 ICG커머스와의 지분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다 사업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반대에 부딪혀 설립이 늦어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중복투자를 무릅쓰고 위드솔루션즈를 설립할지, 아니면 다른 해법을 찾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김태완 정보과학부 기자 twkim@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