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감과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맞붙으면서 600선을 사이에 둔 매매공방이 벌어졌다. 시장이 방향을 잡기엔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루한 횡보장세 끝에 소폭 하락하며 나흘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 증시는 뉴욕증시 반등, 실세금리 하락 등을 재료로 600선을 가볍게 넘어서며 출발했다. 하지만 추가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으면서 특별한 재료 없이 향후 방향을 탐색하는 눈치보기 장세가 펼쳐졌다.

종합주가지수는 598.78을 기록, 전날보다 0.42포인트, 0.07% 내렸고, 주가지수선물 3월물은 등락을 거듭한 끝에 0.30포인트, 0.40% 내린 75.00을 기록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3억3,477만주와 1조9,800억원으로 전날보다 다소 늘었다.

이날 지수선물 혼조로 콘탱고와 백워데이션을 반복함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와 매수가 엇비슷한 875억원과 901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8일만에 최대인 1,207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선물시장에선 2,040계약을 순매도해 프로그램 매도 출회를 유도했다.

개인은 나흘째 매도우위를 보이며 236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891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유동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증권주가 나흘째 오름세를 보이며 장을 주도했지만 매수세가 확산되진 못했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항제철 등이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국민, 신한, 주택 등 우량은행주와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약세를 보이며 지수상승을 가로막았다.

증시 관계자들은 외국인 매수, 증권주가 선도로 이어지는 2차 랠리에 대한 이어질 것이란 견해와 뉴욕증시 하방경직성, 증시자금유입 등이 확인될때까지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엇갈렸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 반등에 따른 외국인 매수로 조정폭이 크지 않았다"며 "증권주를 중심으로 한 금리인하 수혜주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상승을 시도하겠지만 600선을 사이에 두고 물량소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증권주 주도의 2차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전고점인 627선 돌파도 가능할 것이므로 조정시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권했다.

조덕현 한화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실세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기 위해선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래량 증가가 수반되지 않아 2차랠리로 보긴 어렵지만 정부의 확고한 증시안정대책이 투자심리를 지탱하고 있어 전고점인 627돌파 시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닥지수는 나흘째 오름세를 유지하며 120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97포인트, 1.17% 오른 84.08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선물 3월물은 0.70포인트 0.74%내린 94.10을 나타냈다.

개인이 거래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 각각 5억6,031만주와 3조2,977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이 195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주도한 반면 기관은 143억원 순매도로 맞섰다. 관망세를 보인 외국인은 20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한국통신 낙찰 결과 발표로 한통프리텔과 엠닷컴이 동반 하락해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쌍용정보통신, 핸디소프트, SBS 등은 강세로, 한국정보통신, 이네트, 로커스 등은 약세로 장을 마감해 지수관련주 명암은 엇갈렸다.

삼성전자 강세 영향으로 삼테크, 화인반도체, 나리지*온 등 반도체관련주가 비교적 큰 폭 올랐고, 로커스홀딩스, 휴먼이노텍, 남성정밀 등 A&D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전날 초강세를 보였던 바이오관련주는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바이오테마가 자취를 감춘 자리엔 이오리스, 비테크놀러지 등 게임관련주와 코네스, 이루넷, 디에스아이 등 온라인교육업체로 순환매성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신규등록한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도매업체인 소프트윈은 가격제한폭인 100%를 채워 1,900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상한가 98개 포함 398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5개 포함 180종목이 내렸다.

강보성 신한증권 연구원은 "종목별 순환매가 지속되고 있다"며 "120선에 안착했지만 지수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종목별로 장을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