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차기 미국대통령은 경제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작년 2·4분기의 5.6%에서 3·4분기에는 2.2%로 급락했다.

유럽경제도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고 일본경제는 여전히 경기둔화의 늪에 빠져 있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특수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작년 4·4분기 성장률은 의심할 바없이 더 추락할 것이다.

부시 차기대통령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감세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미국경제가 둔화세에 빠지면 유럽 일본 등 여타 선진국 경제가 활황국면에 들어서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동안 세계경제는 대미 수출에 크게 의존해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따라서 미국경제가 둔화되면 세계 각국의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3일 임시회의를 열어 파격적으로 금리를 내렸다.

이는 뭔가 심상찮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FRB는 두달전까지만 해도 인플레 위협이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현재 유일한 관심사는 과연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느냐 여부다.

미국경제의 침체징후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경기둔화를 유도하기 위해 99년 6월부터 6차례에 걸쳐 이뤄진 FRB의 금리인상 효과가 실물경제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이달초의 금리인하가 경제에 영향을 발휘하는데는 수개월이 소요된다.

에너지 가격상승과 한파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주가하락으로 인해 그동안의 자산효과도 사라졌다.

미국인의 소비수준은 소득수준 만큼이나 높다.

저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로 가계의 부채가 크게 늘었다.

이제 미국경제는 왕성한 소비지출 덕으로 경기하강국면에서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기업수익도 떨어지고 있다.

통신산업같은 일부 산업에서는 투자가 급격히 줄고 있고 닷컴업체들은 줄줄이 도산하고 있다.

소매업체들은 물론 철강 항공산업으로 불황의 그림자가 확산되고 있다.

통상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해 성장이 마이너스로 빠져드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미국기업들의 실적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미국경제의 둔화나 침체는 유동성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경제의 호황과 증시호황에 힘입어 미국으로 거액의 국제투자자금이 유입돼 왔기 때문에 4천5백억달러에 달하는 경상적자를 자본계정을 통해 그런대로 메워왔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나빠지고 주가가 하락하면 미국으로 국제투자자금이 계속 유입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으로 국제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달러가치는 급격히 추락하게 되고 미국의 수입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동시에 FRB의 금리인상 필요성이 커진다.

경기급랭을 막기 위해선 FRB가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미국으로부터 국제투자자금 이탈을 막고 자금유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FRB가 심각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는 경제가 잘 나갔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주요 경제정책 결정자가 누구인지 이름조차 알려고 들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차기대통령의 핵심경제자문을 맡고 있는 사람이 로렌스 린지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좋은 시절이 지나갔다는 뜻이다.

정리=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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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미 MIT대 경제학 교수인 레스터 서로가 최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