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이 국내로 몰래 들여오는 고가사치물품의 규모가 금액기준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에 달했다.

1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객이 금괴 보석류 광학기기 시계 등 고가 사치품을 해외에서 구입한 뒤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밀반입하다 적발된 밀수품은 금액 기준으로 1백45억5천만원어치에 달했다.

이는 지난 99년에 비해 13.2% 늘어난 것이다.

이들 사치품 밀수에 대한 단속실적은 97년에는 2백4억4천만원을 기록했다가 외환위기 발생 직후인 98년에는 26억3천만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99년에는 1백28억2천만원으로 급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더 늘어난 것이다.

1백만원 이상의 고가 시계를 밀수하려다 적발된 규모는 23억5천만원으로 전년도의 17억원에 비해 37.8% 증가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작년에 여행객으로부터 압수한 시계 중에는 면세점 가격으로 8천만원짜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괴 밀수에 대한 단속 실적은 99년의 2천9백만원보다 무려 30배 가량 증가한 8억9천만원을 나타냈다.

일제 니콘카메라 등 고가의 광학기기도 99년 4억1천만원보다 20배 가량 증가,81억9천만원에 달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여행객이 금괴 보석류 광학기기 시계 등 고가사치품을 몰래 들여오다 많이 적발된 것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부 특수계층에는 사치풍조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