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현대백화점 이병규 사장입니다.○○○님께서 선물을 보내셨습니다"

지난해 가을 추석을 앞둔 토요일 잠실의 한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선물을 받기 위해 현관문을 열어준 주부는 갈비세트를 들고 선 반백의 중년배달원을 맞았다.

바로 현대백화점 사장이었다.

이병규 사장을 비롯한 20여명의 현대백화점 임원들은 설을 앞두고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 동안 선물 택배서비스에 나선다.

이 사장이 선물배송 서비스에 참여하는 것은 현대백화점 사장에 취임한 99년 봄 이후 네번째다.

언론 등 대외활동에 나서는 것을 꺼리는 이 사장이지만 명절 대목 때만은 어김없이 강남의 선물택배 작업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그가 바쁜 일정을 마다하고 배송현장으로 달려가는 것은 고객과 좀더 친밀해지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고객과의 만남은 생생한 시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국내 최고의 백화점으로 고객들에게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사와 차별화해 나가겠다"는 게 이 사장의 포부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1조6천6백82억원으로 99년보다 12.1% 늘었다.

순이익도 8백35억원으로 80.3%나 증가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