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기업 유니젠(www.unigen.net)의 최경화(42) 박사는 "식물과 결혼한 여성"으로 불린다.

지난 79년 충북대 생물학과에 입학한 이후 올해로 22년째 식물연구에만 매달려 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이 48편, 수행한 프로젝트가 19건에 이를 정도로 최 박사는 왕성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충북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까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생물자원그룹 연구원으로 활약했다.

한국바이오피아 연구소장을 거쳐 지난 7월 유니젠에 합류했다.

"새로 연구조직과 체계를 만들어가는 벤처기업이다보니 챙길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예요. 정신없이 바쁘긴 하지만 연구하는 재미에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요"

유니젠에서 최 박사가 맡고 있는 일은 천연식물에서 초고속으로 분리.추출한 유효성분을 첨단 유전체 정보와 유전자 발현분석을 이용해 바이오 신소재로 개발하는 것.

한마디로 천연식물의 유효성분에 대한 각종 실험결과와 정보를 "백과사전" 형태로 만드는 일이다.

이 사전에 담긴 내용은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회사나 기능성 건강식품, 화장품 등을 만드는 업체에 제공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전세계 천연 약용식물은 1만여종이나 됩니다.
이 가운데 상용화된 식물은 1백50여종뿐이죠. 그만큼 미개척지가 많은 셈입니다"

생명공학연구소 시절 최 박사는 "유전자 도입 식물체" 연구에 주로 참여했다.

추위와 질병에 잘 견디는 감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백합 구근 등을 개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렇다보니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요구된다.

또 특정한 실험결과를 얻기까지 1주일 이상을 매달려야 하는 일이어서 참을성과 끈기있는 성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유니젠 연구소에 소속된 4명의 여성 연구원들과 함께 천연식물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결과를 쏟아내겠다"는 최 박사는 "바이오 벤처기업에서 여성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02)415-5063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