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대투 현투등 3대 투신사가 코스닥등록(상장) 예정기업의 공모가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특히 3투신이 공모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해 수요예측(기관투자자 대상 예비청약)때 담합을 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감독원과 투신업계에 따르면 이들 투신사는 국순당 페타시스 텍셀등 최근 실시된 코스닥등록 예정기업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동일한 가격을 제시했다.

지난 18일 실시된 국순당의 수요예측 때 3투신은 모두 회사측의 공모희망가 1만5천원(액면가 5천원)보다 6천원 낮은 9천원을 제시했다.

14일의 페타시스 수요예측에서도 3투신이 적어낸 가격은 4천원으로 역시 동일했다.

공모희망가인 9천원(액면가 1천원)보다 5천원 낮은 가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3투신이 입을 맞추지 않은 이상 제시가격이 동일할 수 있는 확률은 미미하다며 담합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동양증권 기업금융팀 관계자는 "분석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3투신이 똑같은 가격을 써낸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며 "3투신중 한 군데가 가격을 결정한뒤 다른 투신에 전화를 걸어 공모가를 결정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투신사의 공모가 결정과정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담합을 통해 가격 끌어내리기에 나설 소지도 있다"며 "증권사와 투자업계를 상대로 조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가 발행구조를 최대한 악용해 가격을 내려 이익을 얻었다면 불공정거래혐의로 특별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국순당과 페타시스의 주간사 증권회사인 현대증권의 인수팀 관계자는 "공모희망가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기관투자자도 있지만 현행 규정상 공모가격은 3투신이 요구하는 수준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텍셀의 경우 3투신은 모두 2천2백원을 써냈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3천8백원을 적어냈지만 가중평균주가는 2천3백66원으로 나왔다.

결국 최종공모가는 3투신이 써낸 가격과 비슷한 2천4백원으로 결정됐다.

공모희망가인 2천원(액면가 5백원)보다 불과 4백원 높은 수준이다.

공모가격은 수요예측에서 나온 가중평균 가격을 참고로 발행회사와 주간사회사가 협의해 결정토록 돼있다.

문제는 3투신이 가중평균 주가산정에서 차치하는 3투신의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점이다.

기관배정 공모물량의 77%가 투신 몫인데 이중 80%정도를 3투신이 차지함으로써 구조적으로 투신3사가 가격결정력을 갖을 수밖에 없다는게 증권업계의 지적이다.

나아가 7월1일이후 등록신청을 한 기업부터는 증권업협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요예측에서 나온 가중평균주가를 기준으로 10%이상 할증(또는 할인)하는게 불가능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