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관광사업을 운영중인 금강산일대를 관광은 물론 무역 금융 문화예술 등을 전면개방하는 특별경제지구로 지정하기로 북한측과 합의한 것은 남북경제협력을 한단계 더 발전시킨 쾌거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번 합의는 북한측이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서 밝힌 개혁.개방의지가 단순히 선언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겨졌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북한이 남북경협을 정부차원은 물론 민간부문에서도 함께 추진한다는 기본원칙을 재확인한 동시에 그동안 남북경협사업을 선도해온 현대측의 기득권을 인정해줬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민간부문의 경협사업은 수익성 확보가 전제조건이며 현대도 예외는 아닌데 지금처럼 단조롭고 제한적인 관광사업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측의 적극적인 자세전환은 앞으로 남북경협에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합의내용은 양과 질적인 면에서 모두 인상적이다.

우선 합의범위가 금강산 경제특구 지정은 물론 서해안공단 입지논의 가속화,북한내 유무선 통신사업 공동추진 등을 포함해 상당히 광범위하다.

뿐만아니라 해외동포와 외국인에 대해 금강산관광 허용,장전항 해상호텔 건설,쾌속관광선 운영,관광객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자율이동지역" 지정,내금강과 해금강까지 관광코스 확대 등 기왕에 시행중인 관광사업을 질적으로 크게 향상시킨 내용을 담고 있다.

합의대로라면 금강산특구는 나진.선봉지구와 같은 수준으로 개방하되 종합관광단지는 물론 실리콘벨리와 같은 첨단기술 연구개발단지까지 조성되는 등 훨씬 더 복합적이고 광범위하게 개발된다.

이밖에 서해안공단의 입지후보로 지금까지 논의된 해주 남포 신의주외에 남한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산업도시인 개성을 추가한 것도 긍정적이다.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우리측의 유휴전력을 이용하기 위해서도 남한과 가까운 지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엄청난 규모의 사업을 주도하게 된 현대측은 위험부담을 덜고 자금조달을 쉽게 하며 범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도 치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사전에 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는 것은 물론 국내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국내외자본을 유치하자면 이중과세방지 및 투자보장협정 등 투자여건을 보장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만큼 이 문제에 대한 실무협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