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분단으로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구려의 옛 모습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는 7월31일까지 서울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되는 "특별전 고구려-한강유역의 고구려 요새".

고구려 벽화 전시회를 제외하면 국내 최초의 고구려 유물전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전시유물은 서울대박물관 조사단이 한강유역에서 발굴한 토기 1백50여점과 철기 1백여점이 중심이 됐다.

여기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금동관과 광개토대왕의 명문이 새겨져 있는 "청동호우"를 포함,모두 2백7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동아시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했던 고구려는 장수왕 67년(475)백제 한성을 점령한 뒤 신라에 뺏길 때까지 80여년간 한강 북쪽 아차산 일대의 군사요충지에 성벽과 보루(일종의 군사요새)를 쌓고 주둔했었다.

발굴조사 결과 이 일대에서 15곳의 보루가 확인됐다.

각각의 보루에서는 토기 및 철제 무기류와 함께 솥 시루 부뚜막 구절판 등 생활도구가 다량으로 출토됐다.

연구결과 이들 보루에는 10명에서 1백명의 고구려 군사가 주둔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전시회는 남한에서는 처음으로 발굴된 이들 유물과 유적을 바탕으로 당시 고구려군의 실상과 생활모습을 복원하는데 초점을 둔 점이 특징이다.

특히 5분의1 크기로 축소,복원한 3개의 보루와 실제크기로 재현한 온돌방이 눈길을 끈다.

활과 창 등 각종 무기와 공구류도 실물 크기로 복원해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최종택 학예연구사는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고구려가 실제 어떤 나라였는지를 보여주는데 전시의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매주 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없다.

<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