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28일 최근 현대그룹 주가하락과 증시불안 사태가 이어지자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은 현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전제조건으로 증권금융채권 발행을 통해 현대투신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은 책임자 문책 등을 전제조건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 공적자금 투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 민주당 =기업 지배구조 개선및 자체적 증자 등 자구책 마련과 투명한 경영상황 공개 등을 현대가 이행하면 현대투신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정책위의장은 "주가가 6백선 이하로 내려가면 긴박한 상황이 올 수도 있는 만큼 당정협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책위 관계자도 "현대가 투신사를 인수할 때마다 저리의 정부 자금이 지원돼 왔던 만큼 현대측의 경영부실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대투신이 대주주가 있는 금융회사여서 공적자금 투입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주식시장 상황이 긴박해질 경우 한국증권금융이 채권을 발행, 자금을 지원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도 당 지도부가 공식 회의에서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정도만 언급했고 당정협의도 내주에나 개최키로 하는 등 지나치게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 한나라당 =한투 대투와 마찬가지로 현대투신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유동성지원 방침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이견이 없다.

투신문제로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대외신인도 하락을 초래, 자칫 제2의 금융위기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현대그룹의 사전증자"도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한구 정책실장은 "현대그룹이 증자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기관이 공급한 유동성이 떼일 경우 누가 책임을 질거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은 따라서 현대쇼크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국회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하되 정부는 우선 <>현대투신 등 투신권의 부실원인을 조사하고 <>부실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아울러 <>공적자금 조달방안 등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 실장은 현대투신에 대한 지원과 현대그룹 문제는 "별개"라면서도 "자동차산업문제, 반도체 및 투신사 인수, 남북경협 주도 등을 통해 현 정권의 비호속에 성장한 현대그룹의 향배에 대해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일.정태웅 기자 kbi@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