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이젠 걱정마세요"

지난주 정보통신 기술(IT)업계는 한 고등학생이 만든 백신 프로그램으로 떠들썩했다.

뉴스의 주인공은 경남과학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윤주현(16)군.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까지 찾아내 치료하는 강력한 백신 "엑스레이"를 세상에 내놓아 일반인들은 물론 컴퓨터 전문가들까지 깜짝 놀라게 했다.

윤군이 뉴스의 주인공이 된 것은 단순히 나이가 어리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 어린 나이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컴퓨터 천재"는 이미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리다는 것은 더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윤군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진짜 이유는 그가 만든 엑스레이의 놀랄만한 성능이다.

엑스레이는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를 찾아 치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백신은 대부분 알려진 바이러스만 치료한다.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를 찾아낼 수 있는 백신이 있긴 하지만 바이러스를 찾을 확률이 40%에 불과하다.

엑스레이는 바이러스 발견율이 85%, 치료율도 70%에 달한다.

윤군이 백신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

프로그래밍 언어인 C를 공부한 것도 백신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윤군은 무작정 국내 최고의 백신 프로그램 "V3"를 만든 안철수 박사에게 "어떻게 하면 백신을 만들 수 있냐"는 편지를 썼다.

안 박사는 윤군에게 "안철수의 컴퓨터 바이러스 분석과 백신 제작"이라는 책을 추천해 줬다.

윤군은 이 책을 바로 구입해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보고 또 봤다.

2년동안 백신에 푹빠져 지낸 윤군은 중학교 1학년때 꿈에 그리던 자신의 첫번째 작품 "SSClub"을 만들어 냈다.

"SSClub"은 사실 하나의 바이러스를, 그것도 찾을 수만 있는 초보적인 수준의 백신이었다.

윤군은 그러나 가장 애착이 가는 백신으로 주저없이 "SSClub"을 꼽았다.

처음 만든 작품이라는 감동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윤군은 곧 자신이 만든 엑스레이를 누구나 쓸 수 있게 공개할 생각이다.

"병이 들었는데 약이 없으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를 누구나 쉽게 고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윤군은 오는 5월7일부터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제51회 인텔 국제과학기술경진대회"에 참가한다.

"일부러 관심이 없는척 했지만 사실 이번 경진대회가 좀 부담스럽다"는 윤군은 처음하는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보다는 "잘해야 할텐데..."라는 걱정으로 엑스레이의 마지막 손질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김경근 기자 choic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