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가 잔인한 4월을 겪고 있다.

첨단기술주는 폭락하고 투자심리도 급랭하고 있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IT)주의 거품론과 "마이크로소프트 쇼크"로 세계증시는 동반하락의 늪에 빠졌다.

이에 따라 미국 나스닥발 세계증시 침체가 본격화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뉴욕증시는 4일 "제2의 블랙먼데이" 직전까지 몰렸다.

이날 첨단기술주 폭락으로 공황적인 투매상황이 빚어지면서 나스닥지수는 장중한때 5백74.57포인트(13.6%)나 떨어졌다.

이는 사상 최대 낙폭으로 지난 87년 10월19일의 블랙먼데이 주가대폭락 때의 하락률(11.3%)보다 더 컸다.

나스닥시장의 첨단기술주 추락세는 뉴욕증권거래소의 전통우량주로 파급됐다.

다우지수도 이날 한때 5백4포인트(4.5%) 수직낙하했다.

이 낙폭은 블랙먼데이때의 5백8포인트에 육박한 것으로 이날 미국증시는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불안한 장세를 보였다.

다행히 마감무렵 투매가 진정되고 저점 매수세가 형성되면서 낙폭이 크게 좁혀져 나스닥지수는 74.79포인트(1.77%) 떨어진 4,148.89로 마감됐다.

다우지수도 56.16포인트(0.5%) 빠진 11,164.84에 폐장됐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10일의 사상 최고치(5,048.62)에 비해 18%나 하락, 하락조정폭으로 풀이되는 10%의 낙폭을 크게 초과했다.

이 때문에 증시불황의 전조로 보는 비관론도 일고 있다.

미국증시 불안은 세계로 확산됐다.

5일 도쿄 호주 홍콩증시도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주가 하락하면서 연 이틀째 떨어졌다.

앞서 런던 파리 등 유럽에서도 첨단기술주가 주가하락을 선도,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첨단기술주의 약세가 한달 가까이 지속되자 일각에서는 미국 신경제 거품론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반면 미국증시 급락이 중장기적으로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증시과열을 우려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의 주가급락세를 감안, 추가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해 미국증시에 다시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