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도시( Garden City )"의 주창자인 E 하워드는 1902년 도시의 편리함과 전원의 신선함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한 꿈같은 도시의 설계도를 내놓았다.

천상도시의 이미지를 살리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이 설계도는 오늘날에도 "이상형 전원도시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도시는 7백34만여평이나 되는 광활한 땅의 중심부 1백22만평 안에 건설되는 원형도시로 3만2천명이 살도록 설계됐다.

6개의 대로로 도시를 분할한 뒤 중앙에 호수가 있는 6천7백여평의 공원을 꾸미고 그 주위에는 18만평에 이르는 레크리에이션 용도의 아케이드를 설치하도록 했다.

아케이드 주변에는 시청 음악당 극장 박물관 미술관 병원이 배치돼 있다.

그리고 전원과 인접한 도시 외곽에는 주거지역을 만들고 곳곳에 학교 도서관 공회당 교회가 들어서도록 했다.

하워드의 이 전원도시 계획은 그의 추종자들에 의해 추진돼 1903년에는 런던 북쪽 56km 지점에 레치워스가,1920년에는 역시 런던 북쪽 32km 지점에 웰윈이 건설됐다.

또 이 도시들을 고전적 본보기로 런던 주변에 8개의 도시가 건설돼 오늘날까지도 쾌적한 전원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도 전원도시를 꿈꾸며 근래에 서울근교에 과천 안양 일산 분당등 신도시를 건설했다.

하지만 "전원도시"로서 성공한 신도시가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

그나마 과천을 제외하면 고층아파트가 숲을 이루고 있는 서울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신도시들은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이 멋대로 자라고 있는 도시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가 경기도 파주시를 2016년까지 인구 40만명의 전원형 신도시로 개발한다는 소식이다.

교하지역은 환경친화적 주거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요즘 그곳에 가보면 벌써 경쟁적으로 고층아파트가 솟아나고 있다.

땅이 파헤쳐지고 그것을 고르는 불도저 소리도 요란하다.

신도시가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이다.

"전원도시"와 "전원형신도시"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는 몰라도 무계획하게 개발이 시작된 파주가 "전원도시"가 되기는 이미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