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주들이 대거 상장돼 있는 나스닥시장이 연초의 부진을 떨고 재차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작년의 폭발적인 장세를 다시 연출할 기세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수직상승하면서 다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준리(FRB)의 금리인상과 인플레 우려를 높여주는 경기지표들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 5일간의 거래일동안 하루도 거르지않고 오름세를 타
한 주동안 9.2%나 급등했다.

지난주 마지막날인 4일에는 4,244.14를 기록, 지난달 21일의 사상 최고치
마저 경신했다.

간판주가지수인 다우존스지수와 S&P 500지수도 지난 한주동안 2%이상
올랐다.

그러나 주중반들어 경기관련주들이 다시 고개를 떨구면서 다우지수는
내림세로 반전됐다.

다우지수는 한주동안 2%가 올랐고 S&P500지수는 4.7%가 상승, 나스닥의
활황세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경기관련 블루칩들의 부진으로 뉴욕증시에 또다시 양극화가 재연됐다.

이번주에는 미국증시에 큰 영향을 줄 사건들이 거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의 경영실적과 기업인수합병(M&A)동향이 주가의 최대 재료가
될 것으로 에상된다.

이런 가운데 나스닥주가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다우지수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월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주의 오름세가 금주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한 편이다.

지난주 뉴욕증시에 차별화장세를 불러일으킨 것은 "인플레 우려"였다.

탄탄한 활황경기를 뒷받침하는 거시지표들이 또다시 인플레촉발 가능성을
불러일으켰고 FRB의 금리인상도 이에 한몫했다.

FRB는 지난 2일 콜금리인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특히 4일 발표된 노동시장 관련 지표들은 전통 제조업주 구성비중이 높은
다우지수의 약세를 더욱 자극했다.

1월 신규 일자리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27만개)를 훨씬 뛰어넘는
38만7천개에 달했고 실업률은 1970년 1월이후 최저치인 4.0%로 낮아졌다.

시간당 평균임금도 13.50달러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노동시장이 이처럼 한층 경색되자 인플레조짐이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금융주와 경기관련 제조주들이 일제히 약세로 기울어졌다.

미국내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앨코아, 제지업체인 인터내셔널 페이퍼,
미네소타 마이닝 앤드 매뉴팩쳐링 등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다우지수의
하락폭을 키웠다.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29달러에 육박하자 액슨모빌등 정유업체들의
주가도 내림세로 치달았다.

인플레 망령이 이처럼 뉴욕증시를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정보통신등
첨단기술주들은 상승날개를 마음껏 펼쳤다.

MD사스의 투자분석가인 아네트 게더스는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주
들은 실적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기술주등 지난주 가장 두각을 보인 종목은 퀄컴이었다.

퀄컴은 올해 순익이 75%나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지난 한주동안
에만 25%가 뛰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시스코시스템스등 대형주들도 나스닥 상승을
주도했다.

워버그 딜론 리드 증권이 목표주가를 주당 1백달러에서 1백40달러로
상향조정한 시스코시스템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이번주 나오는 시스코시스템의 실적치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오는 17일 "윈도우 2000" 공식발표를 앞두고 있는 MS도 상승세를 탔다.

통신네트워크 칩 제조업체인 질링크는 한주동안 35%나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주당 95달러에 4백만주를 추가 공모한 리눅스 선두업체인 레드햇은
내림세를 탔다.

작년 4.4분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낮은 주당 40센트의 손실을 기록한 CNET도
하락했다.

영국 통신업체인 보다폰 에어터치와 독일의 만네스만의 합병타결 소식에
힘입어 미국내 1위 통신업체인 AT&T를 비롯 벨 애틀랜틱등 통신주들도
기지개를 폈다.

금주에는 거시경제와 관련해 이렇다할 통계가 예정돼 있지 않다.

다만 오는 17일 18일에 발표될 1월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증시향방에
다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박영태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