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 첫번째 설날, 우리옷 우리품새를 즐기려는 고객들의 발길로
생활한복 매장이 붐비고 있다.

질경이우리옷, 돌실나이, 우리들의벗, 여럿이함께, 달맞이 등 대표적인
생활한복 브랜드들은 여느 때보다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내놓고 손님맞을
채비를 마쳤다.

올해 겨레옷의 특징은 다시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디자인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짙은 밤색이나 옅은 노랑 등 차분한 컬러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깃장식도
눈에 덜 띄는 수수한 디자인이 늘어났다.

작년 한햇동안 화려한 문양과 색상의 생활한복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재는 좀더 다양해졌다.

면 1백% 제품이 여전히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이보다 값싸고 구김이 덜
가도록 처리한 폴리에스터와 면 혼방소재도 많아졌다.

겨울철인 만큼 모.아크릴 혼방소재와 실크 1백%의 고급 생활한복도 시중에
나와 있다.

가격은 보통 소재에 따라 나눠진다.

브랜드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면 1백% 제품이 20만원 내외,
폴리.면 혼방이 15만원부터, 실크제품이 30만원 가까운 가격이다.

아동복은 이보다 30~40% 정도 싸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우리들의벗은 고구려 고분벽화를 디자인 모티브로
삼았다.

사신도와 봉황그림 등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벽화를 옷 부분부분에 수를
놓아 재현했으며 컬러톤도 황갈색으로 정리했다.

설날처럼 특별한 날을 위해 좀더 화려한 자수가 놓아진 옷도 준비했다.

여럿이함께는 새즈믄 차림옷을 설날 전략상품으로 내걸었다.

옷감에 당초문양을 금박으로 날염한 이 상품은 디자인을 남녀노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처리해 온가족이 세트로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여자아이 옷의 경우 검정색 바탕에 붉은 색 노방을 한겹 덧씌워
깜찍함을 살리는 식이다.

돌실나이는 용의 해를 맞아 미르무늬 우리옷을 선보였다.

또 자수를 놓은 둥근목 자수갖춤옷과 꽃무늬 양단 내리닫이 자락이 몸을
감싸입게 돼 있어 한결 날씬해보이는 둥근깃 반회장 내리단도 눈길을 끈다.

색상은 곤색 자주색과 같은 짙은 컬러에서 분홍 은보라 등 부드러운 파스텔
톤까지 다양하다.

여럿이함께 홍보실의 이미정씨는 "50대 고객에게는 원색계통에 화사한
디자인을 많이 권하고 젊은층에는 연한 색상에 깨끗한 옷을 입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붉은색 저고리에 검정치마 식으로 색상 대비가 큰 옷차림이 훨씬 젊어
보인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씨는 또 생활한복을 입을 때 굽이 높거나 앞이 뾰족한 구두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장에서 생활한복용 신발도 팔고 있긴 하지만 굽이 낮고 앞코가 둥글납작한
구두 정도면 어느 정도 어울린다는 것.

그밖에 물빨래 제품일 경우 염색이 잘 되어있는지와 앞섶을 닫으면 이음새가
자연스러운지, 목선의 아귀가 잘 맞는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