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북관계는 어떻게 진행될까.

남북관계엔 긴장.대치와 화해.협력이 공존한다.

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다가도 어느 한순간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돌변할
수 있는 게 남북관계의 특수성이다.

올해엔 남과 북 사이에 "좋은 일만 있었으면"하는 게 7천만 겨레의
바람이다.

주요 현안들을 통해 2000년의 남북관계를 전망해본다.


<> 이산가족 상봉 =남북관계 해빙의 핵심사안이다.

남측에선 이를 인도적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는 데 비해 북측에선 정치적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어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엔 베이징 예비접촉을 통해 남북이 이산가족 상봉에 거의 합의
했었으나 "서해교전"이란 돌발변수로 결국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올해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면회소 설치 등도 기대해봄직하다.


<> 남북 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은 개최만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다.

분단 반세기 동안 남한의 역대정권들은 각급회담을 추진하면서 이를
정상회담으로 연결하려고 노력해 왔다.

정상회담이야말로 분단의 골을 뛰어넘는 가장 크고 단단한 다리로 여겼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이 "정치적인 이유"로 급작스럽게 추진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정상회담이 갖는 매력을 남북한 정권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
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힘들다.


<> 북.미 북.일 수교협상 =우선 연초에 김계관 카트먼간의 예비회담이
열린다.

이어 북한과 미국간의 수교 등을 다룰 고위급 회담이 상반기중 워싱턴에서
열린다.

여기엔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이
참석한다.

양국은 수차례의 고위급 회담을 거쳐 어렵사리 수교에 서명한다.

이같은 구상은 북한이 페리 프로세스를 수용했을 경우 가능한 북.미 북.일
관계의 진전상황이다.

북한이 대미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는 만큼 북한과 미국의
관계개선 움직임이 급진전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 금강산 관광 확대 =현재 관광객들을 위해 개방돼 있는 금강산 관광로는
해금강 만물상 구룡폭포 등 외금강 일부에 제한돼 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로는 내금강을 포함해 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는 금강산 관광의 폭을 넓히기 위해 북한측과 계속 협의중이며 지난해
말 1~2개 코스를 추가했다.

현대측은 올해의 경우 금강산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또 묘향산과 칠보산 관광길이 열릴 지도 관심사다.


<> 월드컵 단일팀 구성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은 지난해 북한을 방문해
북한 체육계 인사들과 남북단일팀 구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남북이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것은 현재의 일정상 어려울 전망이지만
단일팀 구성은 서로간의 합의가 이뤄지고 빠른 진행이 이뤄진다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청년들이 한팀을 이뤄 2002 서울 월드컵에 출전한다면 국제사회에
남북간의 교류협력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 남북 정치회담 =지난해 북한이 제의한 고위급 정치회담은 올해에도
사실상 유효하다.

정치회담 개최의 변수는 북한의 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지도부가 남한의 포용정책에 대해 인식을 바꾸고 있고, 북한의
경제사정 등도 호전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정치회담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