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21가지 대예측] (39) <20> 녹색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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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석유회사인 영국 BP-아모코의 존 브라운(51) 회장.
대표적인 반환경 업종인 석유회사를 이끌고 있는 그가 지난 4월 제29회
"지구의 날"을 맞아 유엔이 수여하는 "99 환경지도자상"을 받았다.
자사의 전세계 정유.화학 시설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지난 90년(4천만t)에 비해 10% 줄이겠다고 발표, 석유업계에 녹색경영 바람
을 불러 일으킨 것이 수상이유다.
브라운 회장의 이같은 녹색경영 철학은 지난 4월 세계 최대의 태양에너지
기술 개발회사인 미국 "솔라렉스"를 인수할때 밝힌 기자회견문에서 한눈에
읽을 수 있다.
"앞으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경제의 세기"에서 "환경의 세기"로.
독일 환경운동의 최고 이론가인 바이츠 제커의 주장대로 21세기에는 자연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한번 쓴 자원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환경
효율성"에 인류의 생존이 달려 있다.
기업의 경쟁력도 마찬기지다.
"친환경=경쟁력"의 새로운 공식은 기업들에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요구
한다.
미국 소비자의 70%, 유럽 소비자의 80%가 친환경적 제품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 이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상품은 세계시장에
내보낼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 밀레니엄 라운드의 핵심이 될 "그린 라운드"는 환경
표준을 맞추지 못하는 기업의 경영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기업들은 이제 윤리적이고 당위적인 차원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차원에서 환경 문제에 접근할 수 밖에 없다.
BP-아모코의 브라운 회장이 그토록 환경문제에 힘을쏟는 것도 다름아닌 더
많은 이익과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서다.
<> 그린 라운드의 폭풍
새 밀레니엄은 "그린 라운드"의 모습을 띨 전망이다.
그 조짐은 이미 지난 96년 WTO 패널의 새우-바다거북 사건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새우잡이 과정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이 죽는다는 이유로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들어오는 새우 및 새우가공
제품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내린 것.
WTO는 패널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환경보호를 이유로 자국의 시장접근을 제한할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 91년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패널의 참치-돌고래
사건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미국은 돌고래 포획이 일정 비율을 웃도는 국가로부터 참치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수입금지 조치를 당한 멕시코가 이의를 제기한 결과 GATT는 멕시코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의미에서 WTO의 새우-바다거북 사건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한 무역
규제라는 "그린 라운드"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ISO(국제표준화기구)는 더욱 적극적이다.
산하 전문위원회인 TC 207를 주축으로 환경친화적인 경영시스템에 대한
세계표준을 강화하고 있다.
ISO의 환경표준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과징금과 피해보상금은 물론 오염
복구비, 기업활동 규제, 신규사업 제한 등 막대한 페널티가 가해져 기업
이미지와 실제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 환경경영이 경쟁력의 척도
선진국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재무구조와 함께
친환경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세계 초일류 기업들은 기업가치및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환경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 최고의 환경보호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이스트만 코닥의
경우 필름제조에 쓰이는 유기용제인 염화불화탄소(CFC, 프레온가스) 사용량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거래 현상소로부터 용제를 외수해 재활용하고 폐카메라를 거둬 들여 부품을
다시 사용하는 것 등이 그 예.
코닥은 이같은 노력으로 최근 생산이 50% 이상 늘어난 반면 생산품목당
에너지 소비량은 40% 줄여 수익률을 크게 개선됐다.
"우리는 디자이너들에게 여러번 사용할 수만 있다면 비용이 들더라도
리매뉴팩처링용(재사용) 부품을 넣도록 주문하고 있다"(케이번 켈시 이스트만
코닥 환경안전국 매니저)
미국 제록스사는 새 제품을 개발할 때 중고부품을 쓸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과거에는 부품들이 용접돼 있었으나 최근 모델에는 나사로 죄여
있다.
복사기가 고장나거나 수명이 다할 경우 부품중 쓸만한 것들을 빼내 다시
쓰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같이 중고부품을 재사용하는
리매뉴팩처링 산업규모가 연간 5백30억달러에 이를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대학의 공업디자인학과에서는 한번 쓰고 버릴 물건을 설계하는 금물로
통한다고 한다.
3M의 경우 지난 15년간 테이프 코팅에 쓰이던 유동성 화학용매를 물로 만든
안전한 제품이나 고체 코팅으로 대체,폐기물 발생률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또 비디오 테이프 제작시 부산물인 황화 암모니아를 비료 공장에 팔아
부수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3M은 이를 통해 폐기물 처리와 공해방지 비용에서 무려 5억달러를 절감,
환경경영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환경회계(Environmental Accounting)
재활용이나 오염물질 관리 등 환경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환경보존의
제반 비용과 효과를 대차대조표 형식으로 만든 것.
최근 선진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환경회계는 소비자와 투자자의
새로운 기업평가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초로 환경회계를 기업에 도입한 IBM의 경우 비용은 9천5백10만달러,
이익은 2배가 넘는 1억9천5백50만달러에 이르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일본기업중 처음으로 환경회계를 도입한 후지쓰는 본사와 국내외 1백38개
관계사를 연결한 환경회계를 작성한 결과 98년 3월기에 40억엔의 흑자를
냈다.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
대표적인 반환경 업종인 석유회사를 이끌고 있는 그가 지난 4월 제29회
"지구의 날"을 맞아 유엔이 수여하는 "99 환경지도자상"을 받았다.
자사의 전세계 정유.화학 시설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지난 90년(4천만t)에 비해 10% 줄이겠다고 발표, 석유업계에 녹색경영 바람
을 불러 일으킨 것이 수상이유다.
브라운 회장의 이같은 녹색경영 철학은 지난 4월 세계 최대의 태양에너지
기술 개발회사인 미국 "솔라렉스"를 인수할때 밝힌 기자회견문에서 한눈에
읽을 수 있다.
"앞으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경제의 세기"에서 "환경의 세기"로.
독일 환경운동의 최고 이론가인 바이츠 제커의 주장대로 21세기에는 자연
자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한번 쓴 자원은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환경
효율성"에 인류의 생존이 달려 있다.
기업의 경쟁력도 마찬기지다.
"친환경=경쟁력"의 새로운 공식은 기업들에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요구
한다.
미국 소비자의 70%, 유럽 소비자의 80%가 친환경적 제품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 이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상품은 세계시장에
내보낼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 밀레니엄 라운드의 핵심이 될 "그린 라운드"는 환경
표준을 맞추지 못하는 기업의 경영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기업들은 이제 윤리적이고 당위적인 차원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의 차원에서 환경 문제에 접근할 수 밖에 없다.
BP-아모코의 브라운 회장이 그토록 환경문제에 힘을쏟는 것도 다름아닌 더
많은 이익과 더 많은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서다.
<> 그린 라운드의 폭풍
새 밀레니엄은 "그린 라운드"의 모습을 띨 전망이다.
그 조짐은 이미 지난 96년 WTO 패널의 새우-바다거북 사건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새우잡이 과정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이 죽는다는 이유로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들어오는 새우 및 새우가공
제품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내린 것.
WTO는 패널에서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환경보호를 이유로 자국의 시장접근을 제한할 권리를 인정한 것이다.
이는 지난 91년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패널의 참치-돌고래
사건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미국은 돌고래 포획이 일정 비율을 웃도는 국가로부터 참치제품 수입을
금지했다.
수입금지 조치를 당한 멕시코가 이의를 제기한 결과 GATT는 멕시코의 손을
들어줬다.
이런 의미에서 WTO의 새우-바다거북 사건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한 무역
규제라는 "그린 라운드"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ISO(국제표준화기구)는 더욱 적극적이다.
산하 전문위원회인 TC 207를 주축으로 환경친화적인 경영시스템에 대한
세계표준을 강화하고 있다.
ISO의 환경표준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과징금과 피해보상금은 물론 오염
복구비, 기업활동 규제, 신규사업 제한 등 막대한 페널티가 가해져 기업
이미지와 실제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 환경경영이 경쟁력의 척도
선진국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재무구조와 함께
친환경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세계 초일류 기업들은 기업가치및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환경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 최고의 환경보호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이스트만 코닥의
경우 필름제조에 쓰이는 유기용제인 염화불화탄소(CFC, 프레온가스) 사용량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거래 현상소로부터 용제를 외수해 재활용하고 폐카메라를 거둬 들여 부품을
다시 사용하는 것 등이 그 예.
코닥은 이같은 노력으로 최근 생산이 50% 이상 늘어난 반면 생산품목당
에너지 소비량은 40% 줄여 수익률을 크게 개선됐다.
"우리는 디자이너들에게 여러번 사용할 수만 있다면 비용이 들더라도
리매뉴팩처링용(재사용) 부품을 넣도록 주문하고 있다"(케이번 켈시 이스트만
코닥 환경안전국 매니저)
미국 제록스사는 새 제품을 개발할 때 중고부품을 쓸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과거에는 부품들이 용접돼 있었으나 최근 모델에는 나사로 죄여
있다.
복사기가 고장나거나 수명이 다할 경우 부품중 쓸만한 것들을 빼내 다시
쓰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같이 중고부품을 재사용하는
리매뉴팩처링 산업규모가 연간 5백30억달러에 이를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대학의 공업디자인학과에서는 한번 쓰고 버릴 물건을 설계하는 금물로
통한다고 한다.
3M의 경우 지난 15년간 테이프 코팅에 쓰이던 유동성 화학용매를 물로 만든
안전한 제품이나 고체 코팅으로 대체,폐기물 발생률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또 비디오 테이프 제작시 부산물인 황화 암모니아를 비료 공장에 팔아
부수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3M은 이를 통해 폐기물 처리와 공해방지 비용에서 무려 5억달러를 절감,
환경경영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환경회계(Environmental Accounting)
재활용이나 오염물질 관리 등 환경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환경보존의
제반 비용과 효과를 대차대조표 형식으로 만든 것.
최근 선진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환경회계는 소비자와 투자자의
새로운 기업평가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초로 환경회계를 기업에 도입한 IBM의 경우 비용은 9천5백10만달러,
이익은 2배가 넘는 1억9천5백50만달러에 이르는 등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일본기업중 처음으로 환경회계를 도입한 후지쓰는 본사와 국내외 1백38개
관계사를 연결한 환경회계를 작성한 결과 98년 3월기에 40억엔의 흑자를
냈다.
< 윤성민 기자 sm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