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이 아닌 성인물을 제공합니다"

사이버 공간에 "성인전용"임을 당당히 표방하는 콘텐츠가 늘고 있다.

올들어 성인전용 웹진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최근에는 성인
전용 인터넷방송국과 에로영화 전문 인터넷극장까지 등장했다.

이들 성인전용 콘텐츠들은 음지로 숨어들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언론매체에 광고를 내거나 보도자료를 뿌리는 등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성표현에 여전히 보수적이고 사이버 음란물에 대한 제재가 시퍼렇게
살아있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떳떳하게 등장한 이들 성인콘텐츠의 성패여부에
네티즌과 인터넷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양지로 나온 성인콘텐츠 =두루넷은 자사 홈페이지(www.thrunet.com)를
통해 국내 에로영화를 제공하는 성인 서비스를 이달초부터 시작했다.

19세 이상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국내 심의를 통과한 에로 비디오를
서비스한다.

현재 "친구의 아내를 탐하지 마라" "바람난 30살 아내" 등 10여편의 국내
에로영화를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로 제공한다.

연말까지 1백여편으로 늘린다.

에로 비디오를 보고 싶으면서도 비디오 가게를 이용하기 쑥스러운 사람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다.

두루넷 가입자 이외에 일반인들도 회원으로 가입해 이들 영화를 볼 수 있다.

"엔터채널"(www.enterchannel.co.kr)은 성인전용 인터넷 방송국.

성인들만 "입장" 가능한 유료(월회비 2만원)회원제로 운영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화상채팅, 자체 제작해 올리는 드라마 등의 코너가
있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엔터채널의 캐치프레이즈인 "코믹"이 기본으로 깔리며
여기에 16mm 에로비디오 수준의 "야함"이 양념으로 뿌려진다는 게 방송국측
설명.

에로비디오신작, 배우 및 감독 인터뷰 등 성인물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는
뉴스, 케이블 TV에서처럼 쇼핑호스트가 직접 나와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홈쇼핑 등의 코너도 운영된다.

"핫 딥" "스리엑스돔" "콘돔나라" 등 성인전용 웹진도 잇따라 등장했다.

행복한 부부성생활을 위한 가이드, 에로소설 등 성에 관련된 각종 정보와
내용으로 꾸며진다.

<> 유망한 유료콘텐츠 "성"(Sex) =성인전용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것은 사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터넷업계에서는 유료화해서 성공할 수 있는 콘텐츠로 흔히 "3S"를 꼽는다.

스포츠(Sports) 증권(Stock) 성(Sex)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으뜸은 역시 "성"이다.

야후코리아 등 검색엔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는 단연 "성"과 "섹스"
다.

그만큼 성와 관련된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많다.

섹스콘텐츠가 인터넷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업계에서 성인오락물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결성된 한국정보유통협회의 김근태 회장은 "콘텐츠산업이 발전하려면
성인용 정보제공업이 활성화되는게 시급하다"며 "연령별 등급제 도입 등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부분의 성인콘텐츠업체가 외국 인터넷서비스회사에 등록, 실질적인
규제효과가 없고 국내회원이 외국업체에 가입해 있어 외화유출이 심각하다는
주장이다.

너무 노골적이거나 반사회적인 내용(하드코어 포르노)은 제재를 가하더라도
사회에서 인정할만한 수위의 성표현(소프트코어 포르노) 정도는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 성인콘텐츠, 오래 갈 수 있을까 =성인전용 콘텐츠가 장수할지는
의문이라는 전문가들이 많다.

올들어 합법적인 성인사이트들이 늘고 있는 것은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등
PC통신의 성인정보가 당국으로부터 음란정보로 규정돼 철퇴를 맞은 이후
상대적으로 감시와 통제가 허술한 인터넷에서 모험을 해보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콘텐츠업체들이 당국의 제재를 받지않는 수준의 콘텐츠로 눈높은
유료회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엔터채널 관계자는 "사회에서 인정하는 수위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자체
제작한 드라마는 공진협의 심의를 받는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코너에 "코믹"을 담은 이유도 회원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