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폭과 깊이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이 때문에 인류는 불확실성과 혼돈 속에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새로운 상태로의 진화냐, 멸종이냐, 갈림길에 서 있는 인류.

이제 인류는 미래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바로 "비전 2020"프로젝트다.

"비전 2020"(어빈 라즐로 저, 변종헌 옮김, 민음사, 9천원)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제안을 담고 있다.

저자는 전지구적인 맥락에서 볼 때 현대의 위기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한다.

편협한 학문관과 세계관, 이데올로기에 바탕을 둔 국가간 대립과 갈등, 과학
기술의 부작용에 따른 환경오염및 지구 생활권 파괴 등은 "현대성"이란
신화가 초래한 재앙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위기를 돌파해 나갈 수 있는 인류의 지혜를 자연과학이 아닌
인문.사회과학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

이는 "비전 2020" 전략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이 전략은 과학 예술 종교 교육 각 분야의 철저한 반성과 새로운 방향 정립
을 토대로 자유주의의 한계와 전체주의적 사고를 초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실천목표는 두가지.

첫째는 개인을 희생하는 대가로 이뤄지는 사회구조의 진화를 막는 것이다.

이는 국가권력과 정치인들의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둘째, 방위 환경 균형적인 개발에 대한 전지구적인 협약이 필요하다.

저자는 지금이 바로 인류가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며 이를 위해
전지구적 지혜를 짜내는데 최대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은 물론 인류의 몫이다.

라즐로는 뉴욕주립대 철학과 교수를 거쳐 유네스코 사무총장 고문, 국제체계
과학회(ISSS)회장, 로마클럽 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금은 세계 인문 및 과학 아카데미 회원, 국제 과학철학회 평의원, 월드
퓨처스(World Futures) 편집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