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은 누가 맡을까.

김우중 대우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사퇴키로 함에 따라 포스트 김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재계에 무성하다.

지금까지 재계에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은 크게 5대 그룹내 오너와
6대이하 그룹의 오너, 전문경영인 출신 등 세 부류로 나뉠 수 있다.

정몽구 현대 회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의 경우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의 성격상 5대 그룹 오너가 차기 전경련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분위기를 업고 물망에 오른다.

조석래 효성 회장은 6대이하 그룹을 대표할 인물인데다 재계 원로에 속하는
만큼 유력하게 급부상하고 있다.

김각중 경방 회장,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 김상하 대한상의 회장도 거명되고
있다.

현 정부의 재벌개혁이란 화두에 응답하기 위해선 비오너로 전문경영인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이 경우 손길승 SK회장이 적임자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 재계 인사는 드러내놓고 "내가 맡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

대부분 고사하고 있어 재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환경이 극도로 어려워 경영에 전념하기도 벅차다는 게 고사의 변이다.

게다가 재벌때리기의 분위기 속에서 전경련 회장을 맡아봐야 크게 실익이
없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임기 2년의 전경련 회장을 뽑는 절차는 전경련 내부 규정에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전체 4백30여개 회원사가 모두 모인 총회에서 선출한다는 규정만 있다.

관행상 주요 회원사 대표와 원로들이 회장후보를 내정하면 총회에서 추인
하는 절차를 밟아왔다.

김우중 회장을 비롯해 지금까지 회장후보로 내정된 인사가 총회에서 번복
되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5공시절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정치권으로부터 전경련 회장직에서 물러
나라는 압력을 받고도 버틴 것은 유명한 일화다.

재계가 험난한 재벌개혁의 파고를 헤쳐나갈 전경련 회장을 어떤 인물로
낙점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