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근 지점장 약력 ]

<>49년 서울출생
<>중동고 졸업
<>성균관대 법학과졸업
<>성균관대 대학원졸업(법학석사)
<>77년 제일은행입행
<>81년 대리
<>90년 차장
<>96년 점포개발부 부부장
<>97년7월 점포개발부 팀장
<>97년8월 석관동지점장
<>98년10월 신림동지점장

-----------------------------------------------------------------------

"늘 새로워져야 합니다. 기존의 것을 답습하면 살아날 수 없습니다"

이정근(50) 제일은행 신림동지점장은 아이디어가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다.

그는 또 부지런하기로 소문나 있다.

물론 그의 아이디어는 실생활에 많이 연결되고 있다.

이 지점장은 다른은행 지점장들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갖가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는 우선 지점내 분위기를 확 바꿔 버렸다.

그가 맡은 은행 점포에 들어서면 "숲"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나무가 많다.

계절에 어울리는 꽃도 수두룩하다.

"고객은 사무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보다는 아늑한 분위기를 선호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고객의 방"을 만들었다.

객장에 8평 규모로 고객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소파와 도서류가 비치돼 있고 케이블TV도 있다.

벤자민 나무로 울타리도 만들었다.

"설치한 지 10개월 가량 됐는데 이제는 고객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완전히
정착됐습니다"

고객의 방에는 5m짜리 골프 퍼팅장이 마련돼 있다.

지난 6월21일 만들었다.

"대부분이 골프퍼팅을 처음 하는 고객입니다. 친절하게 지도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은행 고객이 됩니다"

요즘에는 신림동 주부들로 퍼팅장이 성황이다.

주부들은 여기서 15개 볼로 연습한 뒤 5개 볼로 게임을 하기도 한다.

5개중 3개를 홀인하면 옥팔찌, 4개를 홀인하면 고급 양피자켓을 받는다.

집 주변에 다른 은행이 있는데도 몇 정거장을 걸어 제일은행 신림동지점을
찾는 주부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의 고객관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나이 많은 고객들을 위해 일명 "자하수"라는 생수를 배달해주기도 한다.

이 생수는 강원대 치대교수로 있는 동생 석근씨가 최근 생명공학을
연구하면서 직접 만든 것.

고혈압과 당뇨 변비 등에 효과가 있다고 그는 자랑한다.

1주일에 2통씩 배달해 준다.

"5천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던 77세의 노인고객이 현재는 6억3천만원을
맡기고 있습니다. 고맙다는 뜻이지요. 10월까지는 10억원을 예금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는 직원관리도 독특하게 한다.

그는 작년 10월 신림동지점장으로 부임하자마자 직원들에게
"카네기처세술II"을 나눠 줬다.

"아무리 어려운 고객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그책에 들어 있다"는 게 이 지점장의 설명이다.

창구 여직원에겐 봄 가을에 한번씩 날을 택해 "일하지 말고 외출" 하도록
권한다.

서비스가 뛰어난 은행의 지점을 찾아 가 한 수 배우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목표를 향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일은행은 현재의 역경을 헤쳐 나갈 저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배어 있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중동고와 성균관대,법대 대학원을 나왔다.

97년 8월에 지점장(석관동)이 됐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