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영향으로 22일 D램 반도체 국제 현물가격이 급등했다.

또 일부 유화제품과 전자부품 가격도 들먹이는등 대만 지진 여파가 현실화
되고 있다.

이에따라 한-일-대만 등 동아시아 3국간 경제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이날 중간유통업체들이 아예 물량을 내놓지 않아 품귀현상
까지 빚어졌다.

반도체 가격은 비수기인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와 유화제품은 다음달 계약분부터 공급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 64메가D램 17달러선 돌파 =대만 지진이 발생한후 21일 처음 열린 미국
IC(집적회로)거래소에서 64메가D램중 거래가 가장 많은 "8메가 x 8 PC-100"
제품이 15.92~17.23달러로 전날(14.41~15.58달러)보다 1.65달러 올랐다.

"8메가 x 8 PC-100"은 최근 열흘동안 14~15달러선에서 보합세를 나타낸 후
하룻만에 17달러를 돌파했다.

이 제품이 17.23달러를 기록한 것은 최근 2년만에 처음이다.

또 64메가D램중 대만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16 x 4 싱크로너스 TSOP"는
종전 7.72~8.35달러에서 이날 13.38~14.47달러로 거의 두배나 상승했다.

대만업체들의 생산비중이 높은 16메가D램도 비슷했다.

"4메가 x 4 PC-100"은 최근 수개월간 1.52~1.64달러선에서 시세가 형성
됐으나 21일 3.19~3.34달러로 배 이상 올랐다.

"4메가 x 4 싱크로너스"도 1.44~1.56달러에서 3.14~3.39달러로 상승했다.

그러나 대만업체들이 생산하지 않는 1백28메가D램은 이날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전반적인 D램 공급부족 상황에서 세계 D램 시장의 11~13%를
차지하는 대만 반도체업체들 상당수가 조업을 중단함에 따라 D램 공급부족이
더욱 심화돼 당분간 가격이 계속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대만업체들이 생산품목과 직접 관련된 제품 중심으로 나타난 가격
오름세 분위기가 앞으로 D램 제품군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인 신흥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신죽공단에 입주해 있는 대만의
일부 반도체 업체들이 공장 건물에 금이 가는등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내년 상반기 비수기에도 가격이 쉽게 약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TFT-LCD 구득난 심화 =이번에 피해를 입은 에이서 등 대만 TFT-LCD
업체들은 내년초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고로 LCD 공급난은 최소한 3개월이상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또 PC업체들에 심리적인 영향으로 작용해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는 또 LCD 외에 휴대폰에 들어가는 다층회로기판(MLB) 등 대만업체들이
대량 생산하는 전자부품들도 공급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 유화제품 가격 강세 기대 =이번 지진으로 대만 정유업체인 CPC사의
나프타분해 공장(NCC)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산 20만t으로 그리 크지는 않는 규모다.

아직 유화제품 국제 가격에 큰 변동은 없으나 앞으로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유화 제품 가격은 수요 증가와 원료인 원유가 상승으로 현재 급등추세이다.

특히 대만의 생산량이 많은 PS,ABS등 스틸렌계 제품과 PVC의 가격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김성주 LG화학 PVC 해외영업팀장은 "공급이 모자라는 PVC 가격이 특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박주병 기자 jbpark@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