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진출을 검토하는 등 미래의 주력사업
발굴에 나섰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머무르던 김준기 회장이 최근 귀국하면서 동부의 신사업
진출계획이 조만간 구체화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동부가 미래 고수익 사업인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부가가치
가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에 관심을 갖고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
로 알려졌다.

동부 입장에서는 지난 97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반도체 사업에 대한 미련이
적지 않다.

당시 동부는 미국 IBM과 제휴로 99년초 64메가D램 상업생산을 목표로
반도체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동부는 사업타당성 검토를 마치고 구체적인 자금조달계획까지 마련했으나
당시 산업은행이 수익성 및 자금회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자금 지원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마침 불어닥친 외환위기의 한파까지 겹쳐 김 회장의 반도체 사업진출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반도체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마련한 30만평 규모의 충북 음성 공장은
그대로 남아 있다.

김 회장도 반도체 사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동부는 해외 유력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다만 아직은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고 부채 비율을 2백%이내로
낮춰야 하기 때문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수성가로 30년만에 재계 순위 12위(매출액 기준)의 그룹을 일군 김 회장이
21세기 그룹 위상을 크게 높이기 위해 새로운 승부수를 구상하고 있다는게
재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