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과 네티즌이 참여하는 "정치 소수 주주총회"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9일 오후 6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6층 연회장에서 열린다.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는 국회의원 14명이 참여하는 이번
행사에서 의원들은 자신의 의정활동 성과를 네티즌들에게 직접 보고하고
평가받게 된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사이버 정치 증권시장을 운영하는 포스닥증권이 공동
주최하고 SK텔레콤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특히 넷츠고(www.netsgo.com)를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 된다.

따라서 5백만 국내 네티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이 "새로운 정치실험"을
지켜볼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이버 민주주의 실현의 시험 무대로 평가받고 있는 이 행사는 뉴밀레니엄
시대를 앞두고 우리 정치 문화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사이버 정치 증권시장인 포스닥에서 최근 2주간 주가가
30위권 안에 드는 "핵심 블루칩" 가운데 선정된 14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한다.

포스닥은 현역 국회의원과 장관을 상장 종목으로 해 2만여명의 네티즌이
주식거래 방식으로 정치인 주식을 사고 파는 가상 증권거래 시장이다.

언론에 부각되거나 뛰어난 의정활동을 하는 경우 의원들의 주가는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포스닥에서 형성된 주가는 해당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와
다름없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국민으로 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치 소수 주주총회는 기업 경영진으로부터 실적을 보고받고 주주들의
제안과 비판을 받는 일반 기업의 주주총회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

단 국회의원이 기업 경영자 역할을 맡고 사이버 정치 증권시장에서 특정
국회의원의 주식을 산 투자자 대표가 소수주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국회의원들은 기업 경영자 입장에서 자신의 경영실적(의정활동 성과)을
투자자에게 설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소액주주들로부터 때로는 칭찬을, 때로는 준엄한
비판을 받게 된다.

결국 이 행사는 정치인에게 보다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는 직접 정치인들과 대화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셈이다.

또 지금까지 4년에 한번씩 정치인을 심판했던 유권자들은 사이버 정치 증권
시장에서 "실시간" 평가를 할 뿐만 아니라 매년 주주총회를 통해 1년간
정치인의 활동을 결산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21세기 새로운 정치 모델인 전자민주주의를 앞당기고
국민들의 정치참여 기회를 확대, 정치 불신과 무관심을 극복하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행사가 활성화되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 무관심 등을 줄이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사는 또 국민과 정치인간의 관계를 "주주-전문경영인" 관계로 재정립
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참여 기회는 지금까지 극히 제한돼 있었다.

지금까지 국회는 정치인들만의 무대였지만 이제 네티즌과 국민들이 막강한
견제및 감시자로 부상한 것이다.

이는 일반 기업에서 소액주주의 권한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정치인과 국민들간 인터넷을 통한 "쌍방향 통신"이 더욱 강화될수록 소액
주주의 정치감시권은 더 커지게 된다.

이 행사가 새천년 의회민주주의의 패러다임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란
기대를 얻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