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형플랜트 입찰에서 한국이 일본의 엔지니어링 중기회사들을 제치고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SK건설 대림엔지니어링 등 한국의 건설
엔지니어링 회사들은 최근의 대형 해외플랜트입찰에서 일본의 지요다
도요엔지니어링 JGC 등 일본의 유력 엔지니어링 업체들과 경합,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엔지니어링회사인 스남프로게티와 손잡고
카타르 국영석유회사가 실시한 하루생산 2천6백만t 규모의 대형 NGL 플랜트
입찰에 참여, 일본 굴지의 엔지니어링회사인 지요다화공을 물리쳤다.

현대-스남프로게티 연합전선은 아랍에미레이트에서 발주한 이산화에틸렌
가성소다플랜트 입찰에서도 일본의 유력한 엔지니어링 회사들을 따돌렸다.

이 프로젝트 입찰에는 도요엔지니어링(TEC)과 프랑스의 테크니프사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참가했다.

최종적으로 지요다화공과 현대-스남프로게티가 맞붙었지만 약 10%정도
낮은 가격을 써낸 현대측이 프로젝트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이란에서도 한국업체들은 연승을 거두고 있다.

이란국영석유회사(NIOC)가 가스전 개발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가스분리
플랜트 1단계공사에는 미쓰비시중공업 이토추상사가 응찰했지만
대림엔지니어링이 수주해 냈다.

2,3단계 공사에서도 현대건설이 일본의 JGC-프랑스 테크니프의 연합과 경합
해서 이겼다.

중남미에서도 한국업체들이 일본업체들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멕시코 국영석유회사(PEMEX)가 지난해초 발주한 25억달러짜리 카데레이타
정유공장 프로젝트에서는 SK-트리바사-지멘스 연합이 일본의 지요다화공-
미쓰비시중공업-이토추상사 등 일본업체 연합을 물리치고 공사를 따냈다.

SK연합은 올들어서도 PEMEX가 발주한 12억달러규모 마데로 정유공장프로젝트
에서 지요다-TEC-JGC 등 일본업체들을 물리쳤다.

툴라, 살라망카 등 정유공장 프로젝트에서도 한국업체들과 일본업체들의
경쟁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업체들이 유망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한국업체들이 일본업체들을 몰아세울 수 있게된 것은 IMF(국제통화
기금) 체제이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의 영향이 큰
것으로 일본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대림엔지니어링은 지난 1년동안 인원을 1천3백50명에서 7백20명으로
줄이고 대림건설로 흡수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한국 엔지니어 1인당 시간급은 평균 약 30달러로 유럽의 절반, 일본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해 국제입찰에서 일본에 비해 5%정도 싸게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최대요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업체들은 고부가가치영역에서 이익을 내고 있는 유럽업체들과
손잡으면서 기술력과 품질로 신뢰를 쌓아온 일본엔지니어링산업의 국제경쟁력
을 급속히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건설 우승헌 이사는 "일본이 자금력으로 휘어잡을 여지가 적은 국제
파이낸싱 프로젝트에서는 이제 한국이 일본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 채자영 기자 jychai@ >

[ 한-일 엔지니어링 업계의 해외플랜트 수주경쟁 현황 ]

<> 카데레이타 정유공장
- 발주처 : 멕시코 국영석유
- 규모 : 25억달러
- 입찰동향 : SK-지멘스-트리바사 수주
지요다화공, 미쓰비시중공업, 이토추 등 연합 응찰

<> 마데로 정유공장 증설
- 발주처 : 멕시코 국영석유
- 규모 : 12억달러
- 입찰동향 : SK건설-지멘스-트리바사 수주
일본 지요다, TEC 등 응찰

<> 툴라 정유공장 증설
- 발주처 : 멕시코 국영석유
- 규모 : 5억달러
- 입찰동향 : 현대, 삼성, SK-지멘스, TEC 등 응찰중

<> 살라망카 정유공장 증설
- 발주처 : 멕시코 국영석유
- 규모 : 4억달러
- 입찰동향 : 현대, 삼성, SK-지멘스, TEC 등 응찰중

<> 이란 사우스파스 가스분해 플랜트
- 발주처 : 프랑스 토탈
- 규모 : 9억5천만달러 약4억달러
- 입찰동향 : 현대건설 수주(2,3단계)
삼성, LG, 미쓰비시중공업-이토추 응찰
대림엔지니어링 수주(1단계)

<> 카타르 NGL-4
- 발주처 : 카타르 국영석유
- 규모 : 4억6천만달러
- 입찰동향 : 현대건설-스남프로게티 수주
지요다, TEC 등 응찰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일자 ).